경제·금융

“특목고 갈까 말까” 고민

교육부가 지난 17일 발표한 사교육비 경감대책에서 외국어고나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 운영 정상화 방안을 밝힘에 따라 특목고를 의대나 명문대 진학의 발판으로 삼으려던 중학생과 학부모들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의대ㆍ법대 진학률이 높은 특목고를 노리고 학원에 다니던 중학생들은 오히려 특목고에 진학하면 내신만 불리해지는 게 아니냐며 진로를 바꿀 것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교육부는 오는 2008년 대학입시부터 특목고생이 동일계열에 진학하면 특별전형 등을 통해 혜택을 주는 반면 외고생이 의대에 진학하거나 과학고생이 법대에 지원하는 등 다른 계열을 지원하면 내신을 통해 불이익이 돌아가게 할 방침이다. ◇특목고 갈까 말까=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특목고 입시학원 강사 이모(31)씨는 “교육부 대책 발표이후 학생들이 `의대를 가려고 특목고를 준비해 왔는데 이제 어떻게 되는 거냐`며 상담을 요청해오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본적인 원칙만 발표됐을 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행이 될지 몰라 학원 입장에서 뾰족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장 1년 후 고교에 진학하는 중학교 2학년생 가운데 특목고 지원을 염두에 뒀던 상위권 학생들도 고민에 빠졌다. 중3 진학을 앞둔 서울 대청중의 조모(15)양은 “서울대 법대를 가려고 외고 등 특목고에 입학할 생각을 했었지만 외고에 가면 법대에 진학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 일단 계획을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특목고 운영 정상화 방안으로 자녀들의 진로를 고민하기는 마찬가지다. 중2 아들을 둔 학부형 윤모(48)씨는 “아들을 특목고에 진학시키려 했는데 요즘 뉴스를 보니 특목고에 보내면 진로가 제한될 것 같아 다시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육부 정책 추이 지켜볼 것=특목고 학원 관계자들은 교육부의 대책 발표 이후 학생들이 긴장하는 모습이지만 크게 동요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입을 모았다. 한 입시학원 강사는 “중학교 3학년이면 대부분 의대나 법대 등 특정 학과를 지망하기보다는 단순히 좋은 고등학교, 좋은 대학교 진학 정도에 뜻을 두는 시기여서 이번 대책에 그리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특목고 입시학원도 강사는 “제도가 바뀐다고 하던 공부를 그만둘 수 있겠느냐”며 “어차피 배워두면 다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학원을 그만두려는 학생들은 아직 없다”고 전했다. ◇특목고 대책 강력추진=교육부는 이번 사교육 대책이 공교육을 정상화 시키고 사회에 만연돼 있는 입시위주의 교육풍토를 바꾸는데 초점을 두고 있어 특목고 대책은 당초 계획대로 변함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8월까지 2008년 입시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며, 새 대입제도는 내신성적을 위주로 하고 내신성적 산출방법도 개선할 방침이어서 동일계열에 지원하지 않는 특목고생들은 다소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동일계열에 지원하는 학생은 특별전형 등의 방법으로 대학입시에서 혜택이 돌아가도록 한다는 게 교육부의 구상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입시기관화 되어있는 특목고를 본래의 설립취지에 맞도록 정상화 시킨다는 게 교육부의 목표”라며 “앞으로 의대나 법대에 가려고 특목고에 들어가는 사례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영기자 sycho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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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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