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개최된 1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가 인상됐다. 지난 10월 3.50%로 인상된 1일만기 콜금리는 이번에 0.25%포인트 인상됨에 따라 3.75%가 됐다.
금통위가 밝힌 콜금리 인상 배경은 수출호조 및 민간소비 회복세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경기회복과 고유가에 따른 물가상승압력이 잠재해 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채권시장에서 결정되는 지표금리가 상당히 상승해 시장상황에 맞게 콜금리를 상향 조정했다는 한은 총재의 설명도 있었다.
배경이 어찌 됐건 콜금리 인상이 결정된 8일에 지표금리는 0.18%포인트나 하락했다. 정책금리가 인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가 급락한 것.
채권시장이 일반적인 상식과 다르게 반응한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단기적으로 완화됐다.
당초에는 연내에 콜금리 추가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주류를 이뤘으나 12월 들어 콜금리 인상 주장이 힘을 얻어갔으며, 8일 금통위를 앞두고 5일여 만에 금리가 0.25%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금통위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채권시장에 상당히 부담을 주며 선반영된 상황에서 금통위의 금리 인상은 불확실성 완화라는 차원에서 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음 통화정책 변경까지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는 점도 작용했다. 10월 정책변경 이후 이번 콜금리 인상까지 2개월이 걸렸으며, 연말연초를 맞아 자금수요가 많고 1월말에는 ‘설’연휴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혹시 있을지 모를 다음 번 콜금리 인상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채권수급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연말에는 채권만기가 증가하며 만기상환자금이 유입될 예정이며 내년 채권자금 재집행 기대로 채권 선취매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한 두 차례의 국고채 발행을 제외하면 연말까지 대규모 채권발행은 예정돼있지 않다.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새로운 변화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금리에 대한 채권수급 호조는 시장에 우호적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 4.9%대로 반락한 금리는 연말까지 안정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물론 12일을 포함하여 1~2차례 국고채 발행이 예정되어 있으며, 현지시간으로 13일에는 미국 FRB가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몇 가지 불안요인이 있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몇 가지 요인에 의한 조성된 우호적 환경이 크게 훼손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금리가 단기에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한데 따른 부담이 있고 금리가 추가하락하기 위해 필요한 모멘텀이 약하다는 점에서 금리의 안정이 큰 폭의 하락으로 이어지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윤항진·한국운용채권운용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