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CEO&Story] 김용남 글로벌PMC 대표

"관련된 모두가 윈윈하는 전략 구사한게

중소형빌딩 관리시장 1위 고수 비결이죠"



빌딩 소유자-임차인-중개업소 등 어느쪽 편들지 않고 공정하게 관리

샐러리맨서 대표까지 도달한 힘은 매순간 움직이고 혁신 의지 때문


금융서 펀드매니저 역할 큰 것처럼 부동산도 자산관리사 중요성 부각

전문가에 맡기는 문화 확산돼야


"기본적으로 한곳에 머무르거나 안주하는 것을 싫어하는 성향입니다. 용의 꼬리가 되기보다는 뱀의 머리가 되고자 하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이런 점들이 결국 저를 부동산자산관리회사 창업으로까지 이끈 것 같습니다."

지난 2004년 부동산자산관리회사 글로벌PMC를 설립한 김용남(사진) 대표는 당시 대형 빌딩에만 적용됐던 자산관리서비스(PM·Property Management)를 중소형 빌딩(연면적 1,000~1만㎡)에 도입한 선구자로 꼽힌다. 글로벌PMC는 중소형 빌딩에 대해 부동산 매입부터 관리 및 매각까지 전 과정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 대표는 회사 설립 후 12년 동안 굴곡 없이 회사를 키워오면서 중소형 빌딩관리 시장에서 줄곧 관리 빌딩 수 1위를 고수하고 있다.샐러리맨으로 회사 생활을 시작했던 그가 지금의 대표 자리까지 도달하게 된 것은 매 순간 움직이고 혁신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영문과를 졸업한 그가 부동산 분야의 전문가로 자리매김한 데는 이러한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건국대 영문과에 진학한 그는 1학년 때 영어를 주무기로 삼아보자고 단단히 결심했다. 김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사법고시나 행정고시를 패스하는 꿈을 키워왔는데 대학 1학년이 되니 내가 그것들을 진짜 절실히 원했나 돌아보게 됐다"며 "원래는 재수해 법대를 갈 생각이었으나 일단 영문과에 진학한 이상 영어를 누구보다도 잘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이후 김 대표는 영어 실력을 기르고자 군대를 주한미군 지원단인 카투사(KATUSA)로 가게 된다. 또 대학 시절 내내 미국 주간지인 뉴스위크를 한 자도 빠짐없이 읽었다. 사전은 항상 영영사전만 고수했다. 김 대표는 "그때 좋은 영어 문장을 옮겨놓은 스프링 공책만 10권이 넘는데 요즘도 가끔 자녀들에게 보여주면서 자랑하곤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부동산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우성그룹 공채 1기로 합격해 우성건설에 배치 받게 된 것. 입사 당시 차석을 했으며 영어를 잘하는 것으로 유명했다고 그는 회상했다. 그룹 기획조정실과 인사팀을 거쳐 입사 2년 후 주택사업부에 안착했다. 당시 1기 신도시 후반부 인허가를 진행하고 서울 도곡동 주상복합 '우성캐릭터199' 등의 인허가도 도맡아 추진하면서 개발 경험을 쌓았다. 그러다가 1996년 1월에 우성이 부도가 나면서 그는 ㈜신한으로 옮기게 된다. 이곳에서 그는 영어 실력을 십분 살려 해외사업팀장을 맡게 된다. 김 대표는 "당시 중국 베이징의 주상복합, 미국의 단독주택, 말레이시아의 호텔 등 활발한 해외사업을 벌였다"고 말했다.

건설·개발과 부동산자산관리는 연관은 돼 있으나 각기 다른 영역인데 어쩌다 시작하게 됐느냐는 물음에 그는 인연 때문이라고 답했다. 신한에서 상사로 모시던 해외사업본부장이 당시 론스타 사장으로 재임 중이었는데 김 대표에게 PM을 배워보라고 권했다는 것. 김 대표는 "외국 사이트와 텍스트를 통해 PM을 알게 되고 당시 론스타 소유 건물을 관리해주던 외국인 사장의 영자신문 인터뷰를 읽으면서 이 분야가 승산이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PM 분야에서 명실공히 전문가가 되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잡았다. 이를 위해 PM의 기초인 시설관리(FM·Facility Management) 실무부터 배우기로 결심했다. 이에 김 대표는 당시 SK건설 건물의 시설을 관리하던 BTM서비스로 가게 된다. 이때 그는 품질관리 등 선진 기법을 도입하고 건물관리 혁신을 통해 외국계 PM사로부터 인정을 받았으며 이후 외국계 투자빌딩 시설관리 수주가 대폭 늘어나 매출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이러한 특유의 성실함과 혁신성을 발휘한 끝에 1년 만에 상무로 승진하는 등 승승장구하게 된다.

김 대표는 PM 관련 이론 습득과 자격증 획득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2003년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부동산경영관리 석사과정에 입학한다. '부동산 간접투자 시대에 있어서 국내 부동산관리회사의 성장전략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석사논문을 작성하면서 체계적으로 공부했다. 또 2004년에는 부동산자산관리사(CPM), 2006년에는 부동산투자분석사(CCIM) 자격을 연달아 취득한다.이러한 준비 끝에 그는 2004년 글로벌PMC를 설립해 홀로서기에 나섰다.

회사 설립에는 부동산대학원에서의 인맥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그는 말했다. 대학원에서 연을 맺게 된 시중은행 PB센터 팀장들로부터 고객들의 빌딩을 관리해보지 않겠냐는 문의가 잇따랐다. 은행 고객들은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그에게 신뢰를 느껴 설립 초창기임에도 주저 없이 관리를 맡겼다. 이후 회사는 비약적으로 성장한다. 첫해에는 한자릿수였던 관리 빌딩 수가 2006년 30개, 2010년 70개, 2014년 100개까지 늘어났다. 직접 고용한 인력도 120여명에 달했다.

회사 설립 후에는 별다른 위기가 없었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비결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그는 "부동산자산관리업은 관계를 관리하는 비즈니스"라는 자신의 사업철학 덕분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빌딩 소유주뿐만 아니라 임차인, 인테리어와 엘리베이터를 유지·관리하는 협력업체, 유지보수업체, 중개업소 등 부동산자산관리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요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쪽도 편들지 않고 공정하게 관리할 때 모두가 윈윈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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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유혹도 적지 않았다고 김 사장은 털어놓았다. 일례로 그가 관리하던 빌딩에서 음식점을 하던 임차인이 2,000만원 상당을 들고 찾아온 적이 있었다.

건물주가 다음 임차인으로 음식점은 안 받겠다고 하면서 권리금을 회수하지 못할 상황에 놓이자 부탁하러 온 것. 김 사장은 이러면 안 된다고 돌려보내고 곧바로 건물주에게 사정을 전했다. 결국 다음 임차인도 음식점을 들여 일은 잘 마무리됐다. 김 대표는 "사실 이 사업은 이해관계자가 많아서 유혹도 많고 그만큼 유혹에 취약한 분야"라며 "그러나 신뢰가 생명이기에 떼돈을 줘도 반칙은 하지 않겠다는 결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철학은 사업에서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그는 2004년에 인연을 맺게 된 1호 고객의 빌딩을 여태껏 직접 관리하고 있다. 한 중견기업 회장인 1호 고객과 지금도 점심 식사를 같이하면서 한 달에 한 번씩 브리핑 시간을 갖고 있을 정도다.

김 대표는 "빌딩이 매각되면서 관리를 그만두게 된 적은 있으나 우리의 서비스에 만족하지 않아 다른 회사를 찾아간 고객은 지금까지 단 한 명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김 대표는 아직도 부동산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열에 아홉에 이른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김 대표는 "아직도 우리가 무슨 어둠의 조직인 줄 알고 관리수수료가 세금처리 되는지 물어보는 고객도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전문적인 자산관리의 효과는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경기도 이천의 2,600㎡ 규모 중소형 빌딩을 수주했는데 4~5개월 만에 임대수입을 30% 이상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빌딩주가 매우 고마워하면서 회사 야유회 비용을 대주겠다고 했을 정도"라고 그는 귀띔했다.

결국 부동산관리 역시 전문가에게 맡기는 문화의 확산이 필요하다고 김 대표는 힘주어 말했다. 그는 "금융에서 펀드매니저가 중요한 역할을 하듯 부동산 역시 자산관리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제 우리나라 부동산 업계도 다년간의 노하우로 선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자산가들이 적극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이호재기자

He is…

△1963년 정읍 △군산 제일고 △건국대 영문과 학사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부동산학 석사 △전주대 부동산학 박사 수료 △2004년~ 글로벌PMC 대표 △한국부동산자산관리학회 회장 △부동산투자분석전문가협회(CCIM 한국협회) 수석부회장



자타공인 IT 얼리어답터… "PM업계 애플 될 것"

조권형 기자

김용남 글로벌PMC 대표는 자타가 공인하는 정보기술(IT) '얼리어답터'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아이패드가 출시되기도 전에 미국에서 사왔다. 그는 "아이폰이 출시된 후 지금까지 쭉 아이폰만 써오고 있다"며 "IT 시대의 편리함을 제대로 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대표는 인터뷰 중에도 애플의 아이패드로 기자에게 사진과 홈페이지를 보여주는 등 기기 작동에 능숙함을 보였다.

회사 업무에도 최신 IT 프로그램을 적극 도입했다. 글로벌PMC는 2년 전 국내 부동산자산관리 업계 최초로 구글 앱스를 전사적으로 도입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구글 앱스는 구글이 제공하는 웹 애플리케이션으로 도메인을 부여 받으면 지메일, 문서 도구, 캘린더, 사이트 도구, 그룹스 등을 통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종합 클라우드 솔루션이다.

이를 통해 직원 각각의 일정을 구글 캘린더를 통해 공유하고 있으며 문서 역시 구글 앱스 내에서 작성하게 하고 있다. 이는 자료 축적에 특장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셀로 업무를 진행하면 자료가 각 개인의 컴퓨터에만 축적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개인이 떠나도 자료는 남아 유용하다"며 "또 커뮤니케이션도 즉각적으로 이뤄져 업무 효율성이 높다"고 말했다.

회사 홈페이지도 2~3년에 한 번씩은 꼭 바꾸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해 12월 홈페이지를 리뉴얼했다. 홈페이지를 통해 관리를 문의하는 고객이 꾸준하기 때문이다. 회사를 알리기 위한 페이스북과 트위터 활동도 활발하다. 부동산자산관리 업계 관련 최신 기사나 김 대표가 쓴 칼럼 등을 공유하고 네티즌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둘 다 팔로어가 2,000여명에 이른다.

교육을 통해서도 지속적인 혁신을 꾀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 아침 모든 직원이 회의실에 모여 동영상을 시청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 마케팅이나 혁신·영업 관련 동영상을 30분 동안 시청하고 조별로 토론 후 발표하는 방식이다. 교육은 80회를 넘겼고 가시적인 변화가 보인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작은 회사는 큰 회사보다 긴밀하고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부동산자산관리 업계의 애플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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