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처 업무보고] 기업부문 대책
환차손 부담 경감위해 회계제도 손질중소기업에 내년 상반기 30조원·하반기 20조원 지원직접 자금조달 돕기위해 '단기사채制' 도입도
이철균 기자 fusioncj@sed.co.kr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09 부처 업무보고에서 강만수(가운데)기획재정부장관,백용호(왼쪽 두번째)공정거래위원장,전광우(오른쪽 )금융위원징이 이명박대통령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손용석기자 st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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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회계제도를 수술함에 따라 기업들은 연말 결산에서 숨통이 트이게 됐다. 금융당국은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상장기업(비상장 대기업 포함)과 비상장 중소기업으로 나눠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는데 회계 개정작업에 곧 착수, 기업들이 올 연말 결산시에 이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다만 기업들이 회계제도 변경에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금융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만약 내년에 원화 가치가 상승하게 되면 자칫 손해를 볼 수도 있다”며 “이에 따른 피해는 기업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바뀌는 회계제도, 기업들 사정에 맞게 선택 가능=우선 상장기업(비상장 대기업)은 ▦자산 재평가 ▦달러화 기준 회계(기능 통화회계제도) ▦외화부채 환산 손익 자본항목 처리 등을 허용하기로 했다. 자산 재평가는 기업들로 하여금 토지ㆍ건물ㆍ기계장치 등 유형자산을 시가(부동산은 공시지가)로 반영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이렇게 되면 자산이 늘어나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다.
달러화 기준 회계는 외화부채나 외화자산이 많은 기업이 원화가 아닌 달러로 회계장부를 작성해 원화 환산 손실의 발생을 막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금융상품의 환산 손익을 자본항목으로만 처리하고 손익에서는 제외하면 이익이 늘어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금융당국은 상장기업 등에 대해서는 세 가지 항목 가운데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즉 기업들이 자체 사정을 고려해 세 가지를 다 적용해 회계를 작성해도 되고 아니면 이 중 한 가지만 택해도 된다는 의미다.
비상장 기업에 대해서는 외화자산이나 부채 환산 때 기준이 되는 원ㆍ달러 적용시점을 아예 바꿔주기로 했다. 규정상으로는 연말 시점 환율을 적용해야 하지만 지난 6월 말 원ㆍ달러 환율인 1,032원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환차손이 줄어들게 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올해 바뀐 회계제도를 채택하면 내년에도 이를 적용해야 한다”며 “내년 원화 가치가 오르게 되면 오히려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 자금, 내년 상반기 30조원, 하반기 20조원 공급=정부의 오는 2009년 중소기업 자금 지원 윤곽도 드러났다. 정부는 내년 한해 국책은행 20조원, 민간은행 30조원 등 총 50조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상반기에는 매달 5조원씩 공급하고 3ㆍ4분기에는 매달 4조원, 4ㆍ4분기에는 3조5,000억원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금융당국은 내년 하반기부터 중소기업 자금공급을 단계적으로 줄여 생존 능력을 갖추지 못한 중소기업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퇴출시킬 방침이다.
기업들이 채권시장에서 원활히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채권시장안정펀드를 통한 유동성 지원도 이뤄진다. 17일 일단 5조원 규모로 채권펀드가 출범해 신용등급 BBB+ 이상의 회사채와 중소기업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CBO), 여전사 발행채권 등의 매입에 나섰다. 금융위는 기업의 자금난이 계속 해소되지 않으면 총 10조원 규모로 계획한 채권펀드의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기업이 직접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돕기 위해 단기사채 제도도 도입된다. 임승태 금융위 사무처장은 “기업어음(CP)을 대체하는 단기사채 제도가 도입되면 단기자금 조달이 가능한 CP의 장점을 살리면서 증권화를 통한 양도와 분할이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금융위는 장기 회사채펀드의 투자 대상에 카드채 등 금융채를 추가로 넣기로 했다. 이와 함께 초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가 금융기관에 예치할 수 있는 자금한도를 30%로 제한하고 대신 채권과 CP 투자를 늘리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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