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 이머징마켓서 떠나나

한국서 이달 1,887억등 두달째‘팔자’… 해외펀드도 2주째 순유출<BR>대만서도 2개월동안 2兆2,000억 빠져나가<BR>美금리인상·MSCI 조정 대비 종목재편 분석


‘외국인 신흥시장에서 손 터나.’ 외국인들이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경기둔화 우려감 등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마켓 증시에서 자금을 속속 빼내고 있다. 29일 한국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총 949억원을 순매도, 이틀째 ‘팔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4월 한달간 외국인 누적 순매도는 1,977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월 2조742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두달 연속 순매도세다. 또 연간 단위로도 510억원 순매수에 그치는 등 ‘원점’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외국인 매도세는 한국뿐 아니라 대만ㆍ호주 등 신흥시장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3월22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인플레이션 위험을 지적하는 언급이 나오고 금리인상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이머징마켓에서 자금을 빼내고 있는 것. 여기에 전날 발표된 미국 1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자 미국 경기둔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자금이탈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해외펀드 조사업체인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에 따르면 이달 21~27일 신흥시장 관련 해외펀드에서는 총 4억4,500만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가며 2주째 순유출을 기록했다. 월간 단위로도 3월 2억3,100만달러가 순유출된 데 이어 4월에도 10억8,000만달러가 빠졌다. 신흥시장 관련 해외펀드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고 한국 투자비중이 높은 아시아(일본 제외) 펀드에서도 최근 한주간 1억4,300만달러가 빠져나가는 등 이달 들어 총 4억5,5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최근 국내에서의 외국인 매도세는 오는 5월 말로 예정된 모건스탠리캐피털지수(MSCI)의 대만 비중 상향에 따른 포트폴리오 조정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있었지만 외국인은 대만에서도 3월 1조4,000억원어치를 판 데 이어 4월에도 8,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경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펀드로의 자금유입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5월 말 MSCI 지수조정이 다가오자 외국인들이 대만 증시를 소폭 매수하고 나머지 신흥시장에서는 매도 또는 관망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국인이 대규모 매도를 기록한 이달 28일의 경우 외국인은 국민은행ㆍ삼성전자ㆍ현대차ㆍKT 등 업종 대표주들이 전저점 수준까지 하락했는데도 일제히 매도에 나서 MSCI 지수변경에 따른 포트폴리오 재편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원은 “다음주 예정된 미국 FOMC와 4월 고용동향 발표 결과에 따라 글로벌 유동성의 방향이 잡힐 것”이라면서 “그 이전까지는 신흥시장에서 외국인 매매가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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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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