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카드사 6월까지 증자 마무리ㆍ연체율 잡기

7월 금융위기 오는가(下) “한꺼번에 상환을 요구하면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는 기업을 제외하고는 살아남을 곳이 없습니다” 경영부실에 허덕이고 있는 신용카드사의 자금난을 배경으로 한 `7월 금융위기설`의 실체는 이 같은 인식에서 비롯된 심리적인 불안감이다. 너나 할 것 없이 카드사를 불안하게 보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강제적인 만기연장 조치가 끝나는 시점에 한꺼번에 빚을 갚으라고 달려들면 시장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빠져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정부당국과 카드업계가 투자자와 채권단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국민들에게도 보다 정확한 실상과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불안심리부터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카드사 경영, 살얼음판=카드사들은 정부대책이 종료되는 6월까지 증자 등을 통한 자본확충과 집중적인 연체관리 등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되찾지 못하면 7월 대란이라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절박한 위기감에 몰려 있다. 지난 1ㆍ4분기 중 9개 카드사의 이용실적은 전분기보다 18조 이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경기 침체로 가계의 상환 여력이 없어지면서 연체 금액은 소폭 줄어드는 데 그치고 있다. 카드사들은 이 같은 연체율이 카드채 발행을 비롯한 유동성 문제에 중대한 걸림돌이 됨에 따라 다음 달까지 적극적인 대손상각에 나서는 등 연체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확보된 자금으로 7월까지는 버틴다고 해도 연체로 인한 손실을 막지 못해 적자가 계속된다면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악성연체를 꾸준히 정리하고 카드사용액을 늘리면 하반기에는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것”이라며 “문제는 각 카드사들이 그 때까지 버틸 수 있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불신 해소가 최우선=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더 이상의 지원대책은 없다는 원칙론만을 강조하고 있다. 금융감독위원의 한 고위관계자는 “카드사들은 이미 두차례의 정부대책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더 이상의 만기연장 조치는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시장의 불안감이 정부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다른 곳이 먼저 회수에 나서면 우리만 당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팽배해 있다”며 “카드사들이 6월 전에 계획된 증자 등을 마무리하고 경영을 투명하게 하는 등 시장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서둘러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투자자들이 카드사 부실에 대한 면밀한 분석없이 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그때그때 움직이면 된다는 식의 주먹구구식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이 시장의 불신을 더욱 키우는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의 임원은 “지난 4월 카드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금융당국과 은행 임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상당수 은행들은 거래를 하고 있는 카드사에 대해 공시된 자료 외에는 더 이상의 정보를 갖지 않고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개별 회사의 카드채 상환규모 및 유동성 현황 등을 들여다보면 문제가 있는 회사와 그렇지 않은 곳들이 명확하게 구분되는데 카드사들을 뭉뚱그려서 불안하게 보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필요할 경우 카드사들에 대한 현장실사를 통해서라도 정확한 실상부터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이진우,신경립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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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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