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공급 줄고 미분양은 늘고 수도권 분양시장 악순환

상반기 7만9,000여가구 공급중 절반이 보금자리<br>신규물량 40%가 미분양… 민간 공급 더 위축될듯



수도권 민간 분양시장이 공급은 줄고 미분양은 쌓이는 악순환에 빠지고 있다. 지난 9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데다 저렴한 분양가의 보금자리주택이 하반기에도 공급될 예정이어서 민간 분양시장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줄어드는 민간 공급, 늘어나는 미분양=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가 연초 조사한 올 상반기 전국 계획 분양물량은 총 17만7,858가구였지만 실제 공급된 물량은 11만8,704가구에 그쳤다. 계획 대비 66%만 공급된 셈이다. 수도권에서는 올 상반기 7만9,000여가구가 공급돼 수치상으로는 분양시장이 호황이던 지난 2008년 상반기보다 1만가구가량 공급이 늘어난 셈이지만 이 중 절반이 넘는 4만5,000여가구가 보금자리주택 등 공공분양 물량이었다. 민간분양 물량만으로는 전체의 43% 수준인 3만4,000여 가구가 공급돼 2008년 상반기보다 2만여가구가 줄어들었다. 공급이 이같이 줄었는데도 미분양 물량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수도권 지역의 민간 미분양은 5월 기준으로 전월 대비 1,737가구 증가했다. 서울의 경우 올 1~5월 일반분양 기준으로 919가구가 공급됐지만 5월 기준 미분양물량은 1,957가구로 4월보다 382가구가 늘어났다. 신규 공급된 물량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고 가정한다면 전체의 약 40%가 고스란히 미분양으로 쌓인 셈이다. 국토해양부의 미분양 집계가 강제성이 없고 업체별로 미분양을 판단하는 기준이 일정하지 않아 평균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통계에 반영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미분양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간공급 더 위축될 듯=분양시장에서 민간의 비중은 매년 줄어들고 있다. 부동산114의 조사에 따르면 2007년, 2008년 상반기 전체의 67%, 81%를 차지하던 민간 분양물량 비중은 2009년 45%, 2010년 43%로 축소됐다. 시장침체에다 2월 양도세 감면 혜택이 종료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7일 청약일정을 시작했던 서울 양천 롯데캐슬은 총 90가구 모집에 3순위까지 77명이 청약해 8개 주택형 가운데 4개만이 순위 내 마감됐다. 인천ㆍ경기 지역의 상황은 더욱 나쁘다. 지난달 30일부터 청약접수를 받은 인천 남구 용현동의 금호어울림4차는 49가구 모집에 3순위까지 4명만이 청약해 전 주택형이 미달됐고 2일 수원 장안구에서 공급한 구림해피타운은 총 40가구 모집에 3순위까지 1명이 청약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민간 건설업체들은 분양일정을 가능한 늦추고 있다. 특히 인천 영종, 경기 김포, 파주 등 택지지구에서 2~3개의 사업장을 가지고 있는 건설사들은 앞서 공급한 물량의 미분양이 해소되기 전까진 분양 일정을 잡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이미 공급한 물량에서도 미분양이 많은데 같은 지역에서 추가로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것은 미분양 물량만 늘리는 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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