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DTG 의무 장착 앞두고 차량 관제시장 쑥쑥

고유가에 연비관리 수요도 늘자 <br>통신사 전국네트워크 앞세워 스마트 DTG시장에 출사표<br>보안업체는 노하우 살려 식자재·물류업체 고객군 공략

식자재 업계에서는 가장 철저한 물류 시스템을 갖춘 회사로 평가되는 풀무원. 올 연말 디지털운행기록계(DTG) 의무 장착 적용을 앞두고 지난 6월 600여대 배달 차량에 차량운행관제시스템을 새롭게 탑재했다. 통신모듈을 설치해 본사에서 언제든 차량의 운행상태를 한눈에 파악하고 음식의 신선도를 점검할 수 있게 정비한 것.

연비를 개선하기 위해 냉장 온도 규정을 위반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 전 차량에 대한 관제율을 기존 70%에서 100% 가까운 수준으로 높였다. 또 운전자별로 연비와 운전습관을 '에코지수'로 점수화한 리포트를 제공해 자율적으로 운전습관을 개선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온도 위반 사실이 적발된 차량에는 벌금을 매기고 월 3회 이상이면 계약을 해지하는 엄격한 내규도 적용 중이다.

이와 관련, 풀무원 관계자는 "올초 실시한 DTG사업 입찰에 다수의 통신사, 보안업체들이 참여했고 엄격한 심사를 거쳐 풀무원의 까다로운 물류시스템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차량관제 업체를 선정했다"며 "지난 6월부터 전 차량에 고도화된 차량운행관제시스템을 적용해 신선한 식품을 적기에 안전하게 배달하는 녹색물류를 적극 실천하고 있다"고 밝혔다.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DTG 장착 대수는 지난해말 19만대에서 8월 현재 44만여대로 약 7개월여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DTG는 속도, 브레이크 가속페달 사용, 위치정보, 운전시간 등 운행특성을 기록하는 일종의 블랙박스. 교통안전법 개정에 따라 여객자동차, 화물자동차(1톤 이하 제외) 등 60만~80만대에 달하는 사업용 차량은 올 연말까지 DTG를 의무적으로 장착해야 한다. 여기에 고유가와 환경문제로 업계 전반에 녹색물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종합적인 차량 관제 수요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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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장하는 차량 관제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곳은 관제 노하우를 겸비한 보안업체들과 전국적인 통신망을 갖춘 통신사들. 이들 업체들은 디지털 방식으로 운행 정보를 수집ㆍ분석하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데서 나아가 온도ㆍ보안 관제 등의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며 관련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 이통사들은 안정적인 통신 네트워크와 가격, 보안업체들은 관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맞춤 서비스로 차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통신 3사중 DTG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SK텔레콤. 지난해 5월 중소기업과 손잡고 차량 운행기록이 실시간 저장되고 원격제어가 가능한 스마트 DTG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운행기록분석시스템 구축과 DTG 제작은 관련 중소기업이 맡고 SK마케팅앤컴퍼니가 차량관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삼성화재ㆍ삼성카드 등과 제휴해 서비스 가입자들이 보험료나 DTG 구입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했다.

보안 업체인 에스원도 지난해 11월 종합차량운행관제서비스 UVIS(ubiquitous vehicle information system)를 출시하고 풀무원ㆍBGF리테일 등 식자재 업체, 대형 물류 업체를 중심으로 고객군을 늘려가고 있다. MVNO(가상이동통신망업체) 사업자 등록으로 독자적인 전국 통신망을 갖춘 데다 삼성전자 통근버스와 물류트럭, 폐기물 차량을 대상으로 한 관제 경험을 바탕으로 사용자 중심의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종합적인 관제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대형 물류회사, 식자재 업체들만 해도 20만대 이상의 잠재 수요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차량관제 시장은 이제 태동단계에 불과하다"며 "차량관제 시장이 성장할수록 위치 관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던 기존 업체와 이들과 제휴한 이동통신사, 통신ㆍ관제 능력을 겸비한 보안업체의 격돌이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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