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형펀드에 관한 투자 전략을 세우기 가장 어려운 시기가 도래했다.
코스피지수가 2,050포인트를 넘어서면서 상승 여력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가 추가로 얼마나 더 오를 지 아니면 어느 정도 조정을 받을 지에 대해 전문가들도 명쾌한 해답을 주지 못 하는 상황이다.
지금과 같은 시기에서는 단기보다 중장기 투자계획을 세우며 일정 금액을 매월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방식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앞으로 얼마다 더 상승할 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주요 펀드들에서 환매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국내 주식형 펀드에 신규로 가입할 계획이라면 여유자금을 갖고 1년 이상 적립식으로 투자하겠다는 계획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한 달간 국내 주식형펀드들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레버리지 펀드가 압도적인 성과를 거뒀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달 동안 수익률 상위권을 휩쓴 펀드들은 대다수 레버리지펀드들이다. '한화2.2배레버리지인덱스(주식-파생재간접)종류A'가 4.99%의 수익을 기록했고, 'NH-CA코리아2배레버리지[주식-파생]클래스Ci'(4.72%), '삼성코스피200레버리지 1[주식-파생재간접](A)'(4.76%), 'KB스타코리아레버리지2.0(주식-파생)A클래스'(4.72%) 등이 모두 4% 후반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1.98%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2배 이상의 성과를 나타낸 것이다.
하지만 레버리지펀드의 특성상 지수가 오른 상황에서 신규로 투자할 경우에는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레버리지펀드는 코스피 수익률의 2배 성과를 낼 수 있지만 기초자산이 하락해 손실 구간에 들어서면 성과 회복이 더뎌지기 때문이다. 만약 코스피지수가 조정을 받아 원금 손실이 발생하면 다시 지수가 회복되더라도 2배의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또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 갇히게 돼도 레버리지펀드의 특성상 손실위험이 커진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 신규로 가입하려면 단기보다는 중장기 성과를 잣대로 삼는 게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1년간의 성과를 기준으로 하면 가치주 펀드들이 성장주 펀드보다는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 일부 가치주 펀드들은 지난달 대형 펀드들의 환매 악재 속에서도 오히려 신규 자금이 유입되는 등 성장주 펀드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가치주 펀드의 대표격인'한국밸류10년투자 1(주식)(C)'의 1년 수익률은 23.47%에 달한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1년 평균수익률이 6.9%라는 점을 감안하면 3배 이상의 초과 성과를 달성한 것이다. 한국밸류10년투자는 '가치투자의 대가'로 알려진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이 운용하는 펀드이다. 이 부사장은 "이 펀드에 투자한 단 한 명의 투자자라도 손실을 보지 않도록 하는 게 내 운용철학"이라고 말할 정도로 수익률 관리에 철저하다. 저평가된 가치주를 매입한 뒤 주가가 상승하면 매매에 나서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는 식으로 운용된다.
'신영마라톤A1(주식)' 역시 최근 1년간 수익률이 19.83%로 높다. 이 펀드 역시 저평가된 기업에 장기 투자하는 가치주 펀드로 장기간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3년 이상의 펀드 수익률을 보고 성과를 매기는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어 안정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KB밸류포커스자(주식)클래스A'역시 최근 1년 수익률이 13.51%로 우수하다. 'KB밸류포커스(주식)클래스C'는 10월 한 달 동안 약 40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는 등 펀드 환매의 폭풍 속에서도 오히려 설정액이 늘어나 눈길을 끌기도 했다. KB밸류포커스펀드는 지난해 국내 주식형펀드 가운데 수익률 1위를 달성하며 베스트셀러 상품으로 자리잡은 바 있다. 최웅필 KB자산운용 이사는 "산업 지형과 기업 성장의 구조적 변화를 바탕으로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해 장기간 안정적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률 높은 어린이·청소년 상품에 관심 가져볼 만 강동효기자 일부 어린이 펀드의 경우에는 같은 전략으로 운용되는 대표펀드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기도 한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 1(주식)(A)'의 최근 1년간 수익률은 25.15%에 달한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6.9%)보다 훨씬 높은 것은 물론 대표펀드인 '한국밸류10년투자 1(주식)(C)'(23.47%)보다 1% 이상 높다. 어린이펀드는 설정액이 100억원 가량으로 공룡펀드인 '한국밸류10년투자 펀드'(9,800억원)보다 시장 상황에 더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이다. 한국밸류자산운용 관계자는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 펀드와 한국밸류10년투자 펀드의 운용철학은 동일하지만 매매를 담당하는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다르고 설정 규모가 달라서 수익률의 차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밸류10년투자 어린이펀드는 민법상 미성년자(만 19세 미만)들만 가입할 수 있으며 주식형 펀드 가운데는 다소 낮은 수준의 보수를 적용한 점이 장점이다. 마이다스자산운용의 '마이다스백년대계어린이적립식(주식)C 5'펀드도 눈길을 끈다. 이 펀드의 최근 1년간 수익률은 12.33%이며 설정액은 36억원 가량된다. 이 펀드는 주식에 80% 가량 투자하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보유하거나 단기상품에 투자하고 있다. 그 밖에 'IBK어린이인덱스자A[주식]'도 최근 1년간 8.48%의 양호한 수익률을 내고 있으며 '신한BNP파리바엄마사랑어린이적립식 1[주식](종류C 1)'도 7.24%의 수익률을 기록하고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