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CEO와 차한잔] 신훈 금호건설 사장

"시스템 개혁통해 업계 새바람 기대" >>관련기사 한번 시작한일은 끝까지 철저히 "시스템 개혁을 통한 원가절감과 투명경영을 실현, 한국 건설업계의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 '업계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인물로 꼽히는 금호건설 신훈 대표이사 사장은 이렇게 첫 말문을 열었다. 금호엔지니어링 대표이사로 경영정보와 전산시스템 관리 전문가인 그가 건설회사 사장이라는 직함을 달게 된 것은 지난 1월. 영업과 현장경험을 중시하는 건설업계에선 매우 신선한 첫번째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신 사장은 그 배경에 대해 "업계 생리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현 시장상황은 어렵다고 만 할 것이다. 하지만 변화하는 시장환경에 맞춰 회사를 성장시키려면 전혀 엉뚱한 시각을 지닌 외부인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어떤 분야를 맡건 기존의 업계 관행을 깨는 경영방식은 그가 맡은 기업을 한발 앞서가는 회사로 키우는 가속페달이 돼왔다. 지난 88년 금호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시스템담당상무로 영입 된 이후 국내 첫 그룹통합 사무전산망을 개통 시킨 것이 그랬고, 99년 금호엔지니어링의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뒤 이 회사를 업계순위 11위에서 3위로 끌어올린 것이 그랬다. 실제로 신 사장의 취임 후 이제 겨우 4개월 남짓 된 금호건설은 전혀 새로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바로 업무과정의 합리화. 그룹의 CIO(정보담당 최고임원)출신답게 그는 직원들이 가져오는 정보를 일원화된 창구로 취합, 가공ㆍ정리한 뒤 전사원이 이를 공유해 영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각종 입찰업무 등 모든 결제과정을 전자화해 신속하고 투명하게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했다. 신 사장은 "건설업계 사장은 현장과 발주처를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앉아 있을 시간이 없다"며 "전자결제시스템 덕분에 외부현장을 다니면서도 회사 일을 볼 수 있고 퇴근 후 집에 가서도 결재를 하기 때문에 금호건설의 결재는 결코 하루 이상을 넘기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추진의 합리화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무조건 일감을 수주하거나 개발사업을 벌이기 보다는 기획단계에서부터 철저하게 수익성을 분석, 이득이 없으면 과감히 포기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사업이 마무리된 뒤에도 예상대로 이익을 냈는지, 진행상의 오류는 없었는지를 확실히 검증해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그는 "무조건 부지를 확보해 집을 지으면 팔리던 시대는 지났다"며 "밀어 붙이기 식 경영으로 부실자산만 늘리기 보다는 다각적인 사업성 분석을 통해 위험도를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 사장의 관심은 경영실적에만 치우쳐 있지 않다. 그는 금호건설이 이윤을 내는 기업에 그치지 않고 도덕성을 지닌 조직으로 인정 받기를 바란다. 불투명한 업계 거래관행으로 인해 고질화된 폐단을 하나하나 없애가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이를 위해 취임 직후 전국의 현장소장을 불러모아 윤리강령 선포식을 열고 그 실행여부를 현장별 매일 파악하고 있다. 특히 강조하는 것은 협력업체들과의 깨끗한 거래관계 정착. 그는 현장 소장들에게 협력업체로부터의 금품수수를 금지시키고 자체 감사반과 협력업체들을 통해 이를 위반하지 않도록 감시하고 있다. 협력업체를 낮춰 부르는 '하도급업체'라는 말의 사용을 사내에서 완전히 없앤 것도 이런 맥락이란 것이다. 그는 "당장의 경영수지를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더 중요한 것은 올바른 시스템과 투명한 경영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민병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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