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이세돌의 완착 등장

제3보(18~30)



백18은 이쪽으로 막는 것이 최선이다. 참고도1의 백1로 막아 상변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은 너무 달콤한 구상이다. 백3에 흑은 손을 빼어 흑4로 지킬 것이며 이 지킴이 너무도 돋보이는 명당 자리가 되는 것이다. 백5로 찔러도 흑은 6 이하 10으로 본전은 건지게 되므로 아무 불만이 없으며 백진은 다소 중복형이므로 도리어 백이 불만이다. 이 진행의 포인트는 흑4. 만약 이 수로 5의 자리에 응수하면 백이 역으로 A에 엄습하는 바둑이 되며 그 진행은 백의 만족이다. 백22까지로 백은 막강한 외세를 마련했고 흑은 23으로 알뜰한 실리를 챙겨 형세는 호각이다. 바로 이 장면에서 이세돌의 완착이 등장했다. 백24가 그것. 이세돌은 복기때 참고도2의 백1로 참아두었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흑2면 백3으로 크게 씌워야 백의 모양이 활기를 얻게 된다는 얘기였다. 흑25가 놓이자 백의 다음 작전이 아주 어려운 바둑이 되었다. 백26으로 모자를 씌웠으나 흑이 27로 움직이자 호락호락 잡힐 것 같지가 않다. 백28은 일단 이렇게 씌우고 보는 도리밖에 없다. 백30은 사소해 보이지만 쟁탈의 급소에 해당한다. 백30이 놓였을 때 뒤늦게 검토실에 들어선 서봉수가 웃으며 말했다. "바야흐로 동족상잔이 시작되는구나." 이세돌과 이영구가 반포동 권갑룡도장의 선후배 사이임을 강조한 조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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