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덕수궁에서 유출된 것으로 전해지는 유물 130여점이 미국에서 한꺼번에 경매에 출품됐다.
문화재청은 미국 미시간주 옥스퍼드의 미드웨스트 경매사가 지난 4월초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미국의 한 병사가 덕수궁에서 가져온 것’이라는 유물을 한꺼번에 출품했으며, 주한 미국대사관으로부터 이에 대한 통보와 함께 감정을 의뢰받았다고 28일 밝혔다.
이에 문화재청은 4월말 전문가들과 회의를 열어 유물 사진을 감정한 뒤 미대사관에 의견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가 자국 내 경매 유물의 감정을 요청한 것은 드문 일이며, 문화재청이 전문가 감정 의견을 외부에 통보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박영근 문화재청 문화재활용국장은 "출품된 유물들 대부분은 청나라 때 유물로 보이고 이 중 10%정도만 ‘덕수궁 유물’이라 부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미대사관과 유출 경위를 조사해 불법적인 것으로 확인되면 환수요청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품된 유물들 가운데는 구한말 대한제국 지폐인 호조태환권을 찍던 원판 등도 포함돼 있었는데 이것은 최근 한 동포 수집가가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