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마다 정리해고 등 인력감축 확산/대량실업 우려감 고조/불경기에 한보부도 사태 겹쳐 가중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노동법파동과 한보부도사태 뿐만 아니라 황장엽 망명에 이한영 피격사건까지 겹쳐 경제사회적 불안이 가중돼 올해도 기업마다 생존을 위한 감량경영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어서 대량실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한국노동연구원 부설 고용보험연구센터는 올해 실업자수가 53만명 규모로 확대되고 실업률도 2.5%에 달할 것이라던 당초 예상치를 크게 웃돌아 고용불안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기업마다 감량경영에 따른 신규채용 억제로 30세 이하의 청년층 실업률이 크게 증가하고 정리해고 등 고용조정에 따른 40∼50대의 고용불안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보험연구센터가 최근 상용근로자 5백89명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15.1%가 소속 사업장이 인원감축을 계획하고 있다고 응답, 고용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원감축 계획의 주된 이유는 50.6%가 생산성 향상을 꼽았으며 28.2%가 사업축소를, 18.8%가 비용절감을 각각 꼽았다. 또 인원감축도 종전에는 신규채용 억제와 같은 소극적인 고용조정 방법을 주로 사용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정리해고(21.4%), 명예·조기퇴직(26.2%) 등 47.6%가 적극적인 고용조정방법을 통한 인원감축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일할 사람을 찾는 구인자수를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수로 나눈 구인배율은 지난해 5월 2.61에서 11월에는 1.45까지 하락, 구인배율이 2.0 이하로 떨어지는 등 고용사정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계속 악화되고 있다.
한편 지난해는 (주)SKI가 상시근로자 3천4백41명중 36%에 해당하는 1천2백45명을 명예퇴직시켰으며 선경인더스트리 울산공장에서도 7백85명의 근로자 중 34%에 달하는 2백67명을 명예퇴직시켰다. 창원 삼성중공업 제1공장에서도 2천4백명의 상시근로자 중 14%인 3백44명이 명예퇴직했으며 포항제철 계열사인 포철전기·포스콘·포스틸·포철노재·포스코개발에서도 모두 8백90명이 명예퇴직했다. 인천 한국유리는 상시근로자 7백26명의 40%인 2백90명을 명예퇴직 시키는 등 고용불안이 사회문제로 크게 부각됐다.<최영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