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중소형주와 가치주 펀드가 우수한 성적으로 시중 자금을 끌어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으로 관심이 몰리면서 롱쇼트펀드도 대히트를 쳤다.
2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식형 펀드(운용순자산 10억원 이상)에서 'IBK중소형주코리아'가 30.18%의 수익률로 1위에 올랐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따른 코스피 지수 부진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이 -1.2%에 그친 가운데 이뤄낸 성과다. 이 펀드는 한국밸류운용 출신의 정재원 IBK자산운용 매니저가 운용하며 저평가된 중소형주를 편입하는 가치투자 전략을 추구한다.
'IBK중소형주코리아'의 뒤를 이어 국내 대표 가치주 펀드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저평가된 우선주를 담는 '신영밸류우선주'가 29.22%로 2위에 올랐고 '한국밸류10년투자100세행복'(19.45%), '신영밸류고배당'(16.82%), '한국밸류10년투자'(16.67%)'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국내 주식형 펀드(공모펀드 기준)에서 7조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중소형주와 가치주펀드로는 돈이 대거 몰렸다. '신영밸류고배당'으로 올해에만 9,727억원이 순유입된 것을 비롯해 'KB밸류포커스'(8,423억원), 'KB중소형포커스'(2,702억원), '삼성중소형FOCUS'(2,695억원), '한국밸류10년투자'(1,493억원)로는 뭉칫돈이 들어왔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가치 투자 전략이 좋은 성과로 이어지면서 관련 펀드들이 올해에도 큰 인기를 끌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대형주에 주로 투자하는 성장주 펀드들은 올해 부진한 성과로 환매의 집중 타깃이 됐다. 'JP모건트러스트코리아'에서 4,797억원이 순유출됐고 'KB한국대표그룹주'(-3,425억원), '한국투자네비게이터'(-3,282억원),'삼성코리아대표'(-2,783억원) 등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 펀드들은 모두 올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교보악사파워인덱스'도 코스피지수 부진으로 -3.14%의 수익률을 보이면서 4,023억원이 순유출됐다.
국내 혼합형 펀드에서는 롱쇼트펀드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주가가 떨어져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롱쇼트 전략이 입소문을 타면서 각광을 받았다.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펀드는 올해 12.25%의 수익을 내면서무려 8,207억원 가량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해외주식형 펀드 중에서는 '알파에셋투모로우에너지'가 올해 60.17%의 수익을 내며 1위를 차지했다. 이 펀드는 풍력·태양력·바이오 등의 대체에너지와 관련된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그 뒤로는 일본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돋보였다. 올해 해외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은 2%에 그쳤지만 일본주식형 펀드는 41.38%를 기록했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아메노믹스에 따른 엔화 약세로 일본 증시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일본펀드들이 올해 가장 돋보이는 성적을 올렸다"고 분석했다.
해외주식형 펀드 중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펀드는 '미래에셋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펀드였다. 올해 수익률은 35.89%로 총 2,706억원이 순유입됐다. 이 펀드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지닌 선진국 소비재 기업에 주로 투자하며 연금저축펀드로도 설정돼 장기투자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지난해 13.29%의 수익을 냈던 해외채권형 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1.92%에 그쳤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여파로 신흥국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이머징 채권 가격이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