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철의 사나이' 푸틴 당선

2위 주가노프에 크게 앞서, 강한 러시아 열망 반영「철의 사나이」로 통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력 직무대행 겸 총리가 지난해말 보리스 예친 대통령의 갑작스런 사임 이후 달고 다니던 「직무대행」 꼬리를 떼고 정식 대통령직에 취임한다. 현재 47세인 푸틴은 지난 1917년 레닌의 볼셰비키 혁명 이후 러시아를 통치한 최연소 대통령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26일 러시아 전역에서 실시된 대선에서 푸틴은 94.08%가 개표된 27일 오전 현재 52%이상을 득표, 2위인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 당수의 29%대와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1차 투표의 당선에 필요한 50%를 넘어 결선 투표까지 가지 않고 당선이 확정됐다. 이밖에 그리고리 야블린스키 야블로코당 당수는 5%대로 3위, 암만 툴례예프 케메로보 주지사가 3%정도로 4위,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 국가두마(하원) 부의장은 2.7%로 5위를 차지했고 나머지 군소 후보 6명은 1%내외의 득표율에 그쳤다. 푸틴의 득표율은 개표 초반 극동지역에서 주가노프의 지지율이 예상보다 높아 50%선에 못미쳤으나 새벽 2시경(현지시간) 50% 벽을 깬 후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높아졌다. 보리스 옐친 전대통령이 잦은 건강 악화와 친인척의 각종 부정부패에 염증을 느낀 러시아 국민들의 「강한 러시아」에 대한 열망이 푸틴의 승리에 밑거름이 됐다. 하지만 경쟁자인 주가노프의 득표율이 당초 예상한 20%를 크게 앞서는 30%에 육박, 푸틴에 대한 반감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노프는 토지 사유화와 시장경제 도입으로 생활이 더욱 어려워진 장년층으로부터 광범위한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 52년 상트 페테르부르크(당시 레닌그라드)에서 태어난 푸틴은 레닌그라드 국립대학 법학부를 졸업한 뒤 75년 현 연방보안국(FSB)의 전신인 국가보안위원회(KGB)에서 17년간 잔뼈가 굵은 정보통이다. 지난해 8월 옐친 대통령에 의해 FSB 국장에서 총리로 전격 발탁될 당시만 해도 그는 철저히 베일속에 가려진 인물이었다. 정보요원 출신답게 거의 감정 표현을 하지 않아 「포커 페이스」로 불리는 그는 유도를 비롯한 만능 스포츠맨이며 과거 KGB 시절 80년대말까지 독일에 근무한 경험이 있어 서방세계와의 협상에도 정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형주기자LHJ303@SED.CO.KR 입력시간 2000/03/27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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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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