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의 '핵심가치'를 고수하라

기업의 '핵심 가치'를 고수하라조선시대 제왕 10명 통해 '신토불이'리더십 제시 ■ 성공한 왕, 실패한 왕 '월드컵 4강'이후 출판가에 리더십 열풍이 거세졌다. 걸출한 리더 히딩크의 지도력이 확인되면서 '히딩크 리더십'에 관한 책들이 수십 종 봇물을 이뤘다. '컬러리더십'(더난 펴냄), '서번트리더십'(시대의창 펴냄) 등 리더십 이론서도 줄을 이었다. "조직의 성패가 지도자 한 사람의 역량에 달려 있다"는 명제가 새삼 힘을 얻고 있다는 반증이다. 출판가의 리더십 열풍 속에 최근 '신토불이'를 앞세운 리더십 책이 나와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 역사소설의 대부 격인 신봉승씨의 '성공한 왕, 실패한 왕'(동방미디어 펴냄)이다. 저자는 조선왕조를 500년이나 생명력을 지녔던 거대기업으로 보고, 임금을 '국가'라는 거대조직을 경영했던 최고경영자의 위치에 놓는다. 최고경영자인 조선 제왕들이 어떤 통치술과 경영마인드를 가지고 국가를 이끌어 왔으며, 어떤 경우에 성공을 거두었고 어떤 경우에 실패를 불렀는가를 분석함으로써 '성공 방법론'을 이끌어 낸다. 성공론을 도출하기 위해 저자는 성공한 왕 5명과 실패한 왕 5명을 각각 골라 사례로 삼는다. 우선 성공한 왕은 탁월한 정보분석력을 바탕으로 치밀한 국가경영술을 보여줬던 태종, 수평적 경영마인드를 선보인 세종, 견제와 균형의 지배원리를 실행했던 성종, 인재발탁 능력이 뛰어났던 선조, 신하와 팀워크를 잘 이뤘던 정조 등을 꼽는다. 이들 중 '조선'이라는 기업의 최고 전성기를 이끈 세종에 대한 저자의 평이다. "세종의 통치술은 통치자의 수직적인 권위에 수평적인 CEO 경영마인드를 절묘하게 결합시킨 형태였다. 그는 준엄한 카리스마로 리더십을 발휘하면서도 온화한 성품과 넓은 포용력으로 민주적 의사 결정 구도를 확립해나갔다. 역사상 가장 훌륭한 유고정치의 구현, 찬란한 문화 부흥, 위대한 편찬사업과 훈민정음의 창제, 과학기술의 발전, 법제의 정리 등 그가 이뤄낸 많은 업적은 그의 통치술이 빚어낸 자연스런 결과였다." 반면 헛된 야망과 탐욕으로 국정의 난맥을 초래한 세조, 우유부단한 성격에 박약한 개혁의지로 갈팡질팡했던 중중, 패덕의 오명을 남긴 광해군, 적장 앞에 머리를 조아리는 치욕을 당했던 인조, 망국의 멍에를 쓴 고종 등이 실패한 왕으로 지목했다. 기업 '조선'의 멸망을 재촉한 고종에 대한 지적이다. "급변하는 주변정세를 파악하지 못하고 능력 있는 스태프도 거느리지 못한 황제의 나라는 망국으로의 지름길을 택했을 뿐이다." 성공한 5인의 임금들은 어떤 공통점을 지니고 있을까. 저자는 "성공한 임금들은 한결같이 미래에 대한 뚜렷한 비전을 지니고 있었으며, 기회의 순간에는 단호한 결정력을 발휘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패한 임금들이 이끌었던 시대는 국가의 '핵심 가치'가 실종됐다고 지적한다. 임금도 신하도 눈 앞의 이익(권력과 돈)에만 매달렸고, 이에 따른 무리한 수직적 의사결정과 비리는 국정의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것이다. 저자는 "성공한 임금은 자신을 정점으로 하는 권력의 상층부가 부패하지 아니하며,백성들의 신임과 존경을 받도록했다"면서 "성공하고 싶은 CEO들은 (책에서)'성공한 임금'이라는 구절을 '성공한 CEO'로 바꾸고, '나라'를 '기업'으로 바꾸어 읽으라"고 당부한다. 신봉승 지음 /동방미디어 펴냄 문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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