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ㆍ67) 민주당 대표 대행은 이번 총선 승리로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했다. 그는 올해 초 불법 정치자금 스캔들로 정계 진출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았지만 이번 총선 결과를 바탕으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정치의 ‘풍운아’ ‘선거의 귀재’로 불리는 그는 전혀 다른 색깔과 배경을 가진 민주당 의원들을 단결시켜 지난 2007년 참의원(상원)선거를 승리로 이끌었으며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하는 원동력을 만들었다. 정치자금 스캔들로 여론이 나빠지자 대표직에서 물러난 그는 5월 대표 경선에서 하토야마 유키오를 대표로 당선시키며 여전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오자와는 총선 뒤 자신을 따르는 의원이 12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관직에 진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민주당 대표로 남아 장기 집권의 기반을 닦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분석됐다.
오자와 이치로는 세습 의원이기는 하지만 다른 세습 의원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아버지 오자와 사에키는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오자와 사에키는 일본 북부 이와테현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신문배달 등으로 대학을 마치고 변호사를 거쳐 마침내 중의원에 당선됐다.
오바와 이치로는 1969년 27세의 나이에 아버지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중의원에 당선된다. 그는 40대의 나이에 자민당 간사장을 맡는 등 승승장구했다. 히지만 당내 파벌 투쟁에서 패배해 1993년 자민당을 탈당한 뒤 비자민 연립정권 수립을 주도했다 10개월 만에 실패에 그쳤다. 이후 군소정당 창당과 합병 등 오랜 풍운아 생활을 끝내고 2003년 민주당에 합류, 대표직을 맡으며 ‘킹 메이커’의 역량을 발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