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무분별한 `소호몰 베끼기` 그만

“혹시 자매 사이트 여셨나요. 똑같은 사이트가 있네요.” 인터넷 소호몰(SOHO Mall)을 시작한 지 딱 6개월이 되던 때였다. 고객이 알려준 사이트에 가보니 구성과 카테고리는 물론 사진과 제품 이미지까지 비슷했다. 게시판에 답변하는 말투나 상품의 상세설명까지 똑같고 가격은 몇 백원씩 싸게 해 놓은 사이트가 같은 임대 쇼핑몰 안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순간 가슴이 턱 막혔다. 한국전산원에 따르면 인터넷 공간에 개설된 소호몰은 지난 99년 300여개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최근에는 3만여개로 늘었다고 한다. 소호몰은 주로 임대 쇼핑몰을 이용하기 때문에 제한된 디자인 틀 안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상업 아이디어를 짜내야 한다. 그러나 소호몰이 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남의 아이디어를 모방한 복제 사이트도 늘고 있다. 남의 노력을 쉽게 베껴서 무조건 구멍가게를 열고 보자는 사람들 때문에 피해를 보는 소호몰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같은 임대 쇼핑몰 안에 기존의 사이트를 똑같이 복제한 사이트가 개설된다는 것도 모른 채 무조건 입점만 부추기는 관리자측의 책임도 크다. 기존 소호몰에 대한 보호는 `나 몰라라` 하고 무조건 가게 수만 늘리겠다는 상혼이 피해를 확대시키고 있다. 소호몰은 말 그대로 인터넷에 차리는 나만의 작은 가게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 남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소호몰이 쉽고 간단하게 돈을 벌려는 몇몇 사람들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실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철저한 계획 없이 시작해 중도에 서비스를 그만두는 사이트가 늘면서 이용자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소호몰을 관리하는 임대 쇼핑몰이나 포털측은 소자본 창업자들이 성공적으로 사업을 이끌 수 있도록 좋은 정보와 아이디어, 새로운 아이템을 제공해주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런 노력들이 있어야만 소호몰이 알차게 성장해 인터넷 강국의 초석이 될 수 있다. <이지연 원룸데코 대표 >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