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내 병·의원 진료비 본인부담 최고 93.5%나

◎말뿐인 전국민 의료보험/수익 높이려 MRI 등 비보험항목 크게 늘려/법정부담금률 사문화… 당국 알면서도 방치/의보실시 국가중 가장 높아… 개선 시급국내 병·의원의 진료비중 환자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몫이 최고 93.5%에 달해 「말로만 전국민 의료보험」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병·의원들이 적자경영을 하게 되면서 수익성을 늘리기 위해 앞다퉈 비급여 항목을 개발해내고 있고 정부 당국도 이를 사실상 방치함에 따라 국민들은 매달 꼬박꼬박 의료보험료를 내고도 의료보험을 실시하는 나라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의 본인부담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1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양봉민 교수가 발표한 서울시내 3개 종합병원의 내과·외과·소아과·산부인과 등 4개 메이저과 환자들의 병원진료비 명세서 분석자료에서 밝혀졌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의료보험 환자는 외래 55%, 입원 20%인 현행 법정 본인부담금 비율을 비웃기나 하듯 총 진료비중 최하 49.9%, 최고 93.5%를 본인부담금으로 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병원의 입원환자 역시 최저 23%에서 최고 67.4%를 직접 부담하고 있어 의료보험법에서 정한 법정부담금률이 실상 사문화됐음을 보여주었다고 양교수는 지적했다. 이를 진료과별로 볼 때 산부인과 외래환자의 평균 본인부담률이 87.4∼93.5%로 가장 높았으며 한방병원의 경우도 입원환자의 본인부담률이 75%에 달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5월1일부터 2주간 서울시내 3개 종합병원 퇴원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입원진료비중 본인부담액 비율이 법정부담률보다 2배 이상 높은 45∼51% 선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충남대 보건대학원 서미경씨가 최근 보건행정학회지에 기고한 논문에 따르면 충남 소재의 모 한의과대학 부속병원 입원환자 1천6백11명을 조사한 결과 하루평균 진료비 5만7천1백81원중 본인부담률이 75.2%였다. 양교수는 『국민의료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도입한 의료보험제도의 의미가 퇴색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 『이는 자기공명 영상촬영장치(MRI)를 프랑스·독일·캐나다 등 선진국보다 1.5∼3배나 많이 보유하는 등 병원들이 의료보험에 적용되지 않는 고가장비들을 앞다퉈 설치, 비급여 항목을 많이 개발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신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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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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