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현대상선 유상증자…우호지분 확대 자신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영권 분쟁에 휘말려있는 현대상선이 18일부터 우리사주 청약을 시작으로 3천만주 유상증자를 위한공식 절차에 돌입했다. 현대그룹측은 "이번 현대상선 유상증자에서 우리사주 청약과 제3자 배정 등을통해 현대중공업그룹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한발 앞서갈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고 자신했다. 현대그룹은 현대상선 유상증자에 현대중공업그룹이 빠지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도 유상 증자를 마치면 현대그룹측의 우호 지분율이 자연스레 높아진다는 점에 고무돼있다. 일단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상선은 18-23일 실시되는 우리사주 청약에서 1차유상증자 주당 발행가액이 예상보다 낮은 1만4천원에 결정됨에 따라 자사직원들이모두 구입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현대상선측은 "유상증자하는 3천만주 가운데 20%인 600만주가 우리사주에 배당되는데 이를 모두 소화하면 현대그룹 우호지분이 4.6% 정도 상승하는 효과를 보게된다"면서 "이것만으로도 경영권을 방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현대그룹측의 현대상선 지분은 현대엘리베이터(17.16%), 케이프포춘(10%),현정은 회장 등 특수관계인(3.69%), 우리사주 등(3.89%) 등 총 34.74%인 반면 현대중공업그룹측은 현대중공업그룹(26.68%), KCC(6.26%) 등 총 32.94%로 차이가 거의없다. 하지만 양측이 모두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현대그룹측이 현대중공업그룹측과 지분율 차이를 최대 6%까지 벌리게된다. 즉 현대그룹의 경우 우리사주 지분율이 8.23%로 높아져 우호지분율이 37.73%로높아지는 반면 현대중공업그룹과 KCC는 지분율이 각각 25.48%와 5.98%로 각각 줄어들어 총 31.46%로 감소한다. 아울러 현대중공업그룹이 유상증자를 포기하면 현대중공업그룹측은 우호 지분율이 26.66%까지 떨어져 현대그룹은 여유있게 현대상선에 대한 안전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현재 현대상선 지분 26.68%를 움켜쥔 현대중공업그룹은 유상증자 참여 가능성에대해 연막작전을 펴고 있지만 특별한 상황이 없는 한 6월14-15일에 실시되는 구주주증자 청약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측은 여전히 현대상선 지분 매입을 투자목적이라고 주장하면서 유상증자 참여는 향후 이사회를 통해 결정할 사항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주주이익 극대화를 명분으로 내걸고 있다는 점에서 유상 증자에서 빠지기 힘들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우리는 현금 유동성이 풍부해 투자 목적으로 현대상선 지분을 매입했고 이같은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 "유상 증자 또한 현대상선에 대한경영권 행사와 관련지어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측은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미 현대상선이 유상 증자를 한다는 사실을안 상태에서 26.68%를 매입했다"면서 "이것은 바로 유상 증자에도 참여하겠다는 의도가 숨어있다"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은 당분간 입장을 유보한 채 19일 주주명부 폐쇄 이후 현대그룹측의상황을 지켜본 뒤 내달 14일부터 시작되는 구주주 청약에 응할지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현대그룹은 구주주 청약 결과 실권주 발생시 내달 19일께 이사회를 열어우호세력에게 제3자 배정을 통해 우호 지분율을 추가로 끌어올린 뒤 7월 4일 신주를상장해 유상증자를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하지만 현대그룹이 유상증자에 성공하더라도 현대상선 지분을 8.69% 보유한 현대건설이 현대중공업그룹측에 넘어가면 단숨에 역전이 가능해 이번 경영권 분쟁은현대건설이 매물로 나오는 내년 초까지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어차피 진짜 승부는 현대건설을 어느 쪽에서 인수하느냐에따라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의 최종 승리자가 판가름날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양측모두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실탄 확보에 힘을 쏟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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