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시장의 관심은 금리인상 자체 보다 FRB의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 언급에 모아지고 있다.
FRB가 지난 2004년 6월부터 16번의 금리인상 랠리를 이어오는 동안 공개적으로 금리인상 중단을 시사한 것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는 FRB의 금리정책 잣대가 그동안 고유가와 주택가격 상승 등 인플레이션 압력을 이유로 통화긴축에 주력했으나 앞으로는 과잉긴축에 따른 경기둔화로 옮겨갈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어서 주목을 끈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점진적인 통화긴축을 통해 물가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금리정책을 효과적으로 전개했다면 앞으로 통화정책의 방향은 성장둔화를 유발하지 않는 데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둔화 전망 확산=FRB 내부에서는 경기둔화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0일(현지시간) 발표한 통화정책 발표문에서 “주택시장의 점진적인 냉각과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금리인상 효과, 에너지 가격상승 등의 요인을 부분적으로 반영해 경제가 좀더 지속 가능한 속도로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혀 경기둔화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또 FOMC는 “추가적인 정책 다지기의 범위와 시기는 앞으로 발표되는 경제지표에 함축돼 있는 경제전망의 전개양상에 크게 의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밝혀 통화긴축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비록 FRB가 추가적인 정책 다지기가 여전히 필요하다며 통화정책의 근간이 지속적인 금리인상에 있다는 점을 애써 강조하고 있지만 고용과 생산ㆍ소비ㆍ주택 등 성장률과 관련된 거시지표에 이상 조짐이 나타날 경우 언제라도 금리인상을 중단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금융시장에 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리인상 랠리 종착역으로=월가(街) 금융시장에서는 6월 금리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날 시카고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연방금리 선물 7월물은 5.105%로 0.01%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으며 전날 38%였던 6월 금리인상 확률도 42% 수준으로 소폭 올랐을 뿐이다.
이처럼 FRB가 ‘금리인상 일시 중단’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거시지표도 여전히 양호한 것으로 나타날 경우 이전과 같이 지속적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FRB가 일시적인 경기둔화를 이유로 금리인상을 잠시 멈출 수 있겠지만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고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데다 고유가 여파 등 물가상승 압력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만큼 FRB가 인플레이션 제어에 주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일부 통화 분석가들은 앞으로 남은 5차례 FOMC 회의 중 FRB가 두 차례가량 추가로 금리를 인상해 기준금리를 연말에는 5.5%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