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대전/선진국금융기관] 뉴욕 금융가 루머공장 성업

월가의 증권브로커 회사들은 거의 대부분 뉴스레터(NEWSLETTER)를 만들어 자사 투자자들에게 서비스한다. 뉴스레터를 전문으로 하는 사업체도 있다. 도씨사·라이트사, 캐보트 머니 매지니먼트사 등이다. 이들 회사는 기술적 조사와 재무구조 분석 등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특정 주식을 사라고 권하지, 루머를 토대로 뉴스레터를 만들지는 않는다고 말한다.시중에 떠도는 루머를 집중적으로 수집, 정제해 공급하는 정보회사로 「월 스트리트 스트래티지스」사가 있다.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몇 블록 떨어진 곳에 사무실을 두고 30여명의 루머 수집 및 분석 요원을 두고 있는 이 회사는 증시 개장 시간 이전부터 전화통에 불이 붙는다. 『A사가 B사를 인수한다는 설이 있는데 확인해 주십시오』 『C사가 내부 거래를 한다는 소문이 사실입니까』 사장은 36세의 찰스 페인씨. 그는 확인된 정보와 루머를 골라 일제히 회원들에게 전화를 하거나, 팩스로 보내도록 지시한다. 루머가 사실로 확인되면 투자자들로 하여금 엄청난 돈을 벌게 해 회사의 신뢰도가 높아지지만, 사실이 아님이 판명되면 루머 공장의 명예에 먹칠을 하게 된다. 물론 이 회사는 정보원이 물고 오는 루머를 모두 배포하지 않는다. 위해성 루머도 있고, 사실과 동떨어진 내용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또 신빙성 있는 정보원으로부터 반복되는 내용을 엄선하기 때문에 실제 수집되는 내용의 10% 밖에 공급되지 않는다고 한다. 또 공급하는 루머성 정보를 1~10 등급으로 분류, 사실로 확인될 가능성을 확율로 표시해 준다. 사실과 다른 내용이 확인될 때 루머를 뉴스로 전환해 공급한다. 예를 들어 「뉴욕 은행이 선트러스트 은행을 인수한다」는 루머는 두 은행장이 업무관계로 만났다는 사실이 와전된 것이라고 정정한다. 존슨&존슨이 코카콜라를 인수한다는 설은 「웃기는 얘기」라고 코멘트한다. 9년전에 창업한 이 회사는 지난해 300만 달러를 벌었으며, 가입자가 5,000명을 넘고 있다. 그만큼 뉴욕 증시에 루머 수요가 크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사업은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100% 향유하지 못한다. 정보를 통해 주가를 조작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연방증권거래위(SEC) 등 감독기관이 감시하고 있다. 또 악성 루머를 잘못 돌릴 경우 소송을 제기당하기 십상이고, 루머가 거짓으로 판명될 경우 신뢰도에 금이 간다. 따라서 루머 사업은 정글과 같은 뉴욕 금융시장의 틈바구니에서 아슬아슬한 게임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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