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허일규박사 사이언스 골프] 비공인 골프장비 단상

최근 몇 년간 `스프링 효과`라고 불리는 드라이버 페이스의 반발계수 문제로 미국골프협회(USGA)와 미국 이외 지역의 골프 룰을 관할하는 영국 세인트앤드류스 왕립골프협회(R&A)가 상당한 신경전을 펼쳐왔다. 결국 많은 논의 끝에 반발계수 한도를 기존의 0.83에서 0.86으로 높이는 대신, 2008년부터는 다시 기존의 0.83으로 복귀한다고 결정했다. 다른 스포츠, 예를 들어 야구에서 압축된 배트를 쓴다거나 권투 시합에서 규정보다 가벼운 글러브를 착용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상하리만큼 골프에서는 아마추어들이 장비에 관한 룰에 관대한 경향이 있다. 골프만큼 규격에 맞지 않은 장비들이 난무하는 스포츠도 많지 않을 것이다. 단지 고반발 드라이버에 그치지 않고 비공인 볼, 슬라이스나 훅을 방지한다는 특수한 모양의 티, 헤드의 가로보다 세로 길이가 더 긴 퍼터에 이르기까지 많은 장비 회사들은 오히려 `비공인`이란 점을 내세워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을 정도다. 그 가운데서도 드라이버가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은 가장 고가품이고 다른 장비들과 달리 육안으로는 쉽게 식별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스프링 효과`에 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대부분의 결과들은 헤드 스피드가 느린 아마추어 골퍼들의 경우 큰 효과를 보기 힘든다는 것으로 귀결됐고 그보다는 자신의 스윙과 신체조건에 맞는 로프트나 샤프트를 선택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정말로 거리를 늘리고 싶다면 한때 유행했던 크기가 조금 작고 무게가 더 나가는 비공인 볼을 사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장비에 관한 룰이건 해저드에 빠졌을 때 벌타에 관한 룰이건 모든 골프 룰에는 높고 낮음이 없다. 단지 룰이 존재하므로 그것을 지켜야 하는 것일 뿐이라는 생각, 그것이 수준 높은 골퍼가 되는데 필요한 가장 단순한 기본일 것이다. <공학박사ㆍ비즈니스 컨설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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