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환영속 "리스크 관리가 중요" 강조
은행들은 일반 파생상품 거래와 파생결합증권 발행이 허용되자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며 환영하는 동시에 위험이 커진 만큼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금도 원본이 보장되는 파생결합증권은 발행할 수 있지만 원본 손실이 나는 상품은 감독당국이 막았다”며 “원본보장 상품은 상품성과 다양성이 떨어지는 등 한계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증권사보다 자본금이 크고 채권 발행도 많은 은행의 파생결합증권 발행을 막는 것은 역차별이었다”며 “신용ㆍ환율ㆍ금리뿐만 아니라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증권 발행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경섭 국민은행 리스크관리부장은 “파생상품 거래가 헤지 목적이냐 아니냐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았고 리스크 관리를 위한 매매조차 제한돼 불편했다”며 “키코(KIKO) 상품처럼 파생상품은 가격 등락이 커 위험이 큰 만큼 업체와 은행들의 철저한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파생상품 거래와 파생결합증권 발행이 허용됐지만 시장이 확대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파생상품시장 활성화를 막던 벽 하나가 허물어졌을 뿐”이라며 “아직도 남아 있는 제약과 은행의 준비부족으로 당장 거래가 크게 늘어나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
보험 "숙원 이뤘다"…종합 금융서비스 기대
정부가 지급결제 기능을 허용한 데 대해 보험업계는 ‘숙원사업’이 이뤄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보험업계는 지난 2005년부터 보험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은행이나 신용카드 회사를 거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보험료 입출금을 관리할 수 있도록 지급결제 업무를 허용해줄 것을 요구해왔다.
보험업계는 지급결제 허용 조치에 힘입어 고객들에게 종합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고객들은 보험금을 받을 때는 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을 이용하고 수령한 보험금을 보험상품이 아니라 다른 금융회사 상품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보험사가 지급결제 기능을 갖게 되면 보험금을 보험사에 예치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금융상품을 개발, 판매할 수 있게 된다.
또 수수료 등 부대비용도 크게 절감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보험사들은 현재 은행과 신용카드사에 수수료를 지급하고 보험료를 결제하고 있지만 자체적인 결제기능이 허용되면 수수료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사들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카드가맹점 수수료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
증권 대체로 환영…"더 적극적 규제 철폐를"
증권업계에서는 금융위원회의 이번 조치에 대해 대체적으로 환영하면서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규제를 해소해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우리나라 금융이 낙후된 것은 업계의 실력부족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나친 규제도 문제"라며 "증권과 은행ㆍ보험이 가진 핵심 업무 외에는 모두 허용하겠다는 최근 흐름에 증권사들도 동참하고 있다. 증권사들도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증권사가 의무적으로 갖고 있어야 하는 고객예탁금 비율이 너무 높은 것을 비롯해 여전히 규제가 많다"며 "증권산업 발전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규제철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증권업협회의 한 고위관계자는 "은행ㆍ증권의 고유영역은 지키고 부수업무 관련 업무는 확대해나간다는 대전제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며 "하지만 은행에 파생결합증권 발행을 허용하는 것은 증권업의 고유영역과 상충될 수 있어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