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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업계가 국내 조선·해양플랜트 기술 향상을 위해 해저 3,000m 환경을 재현한 '심해해양공학수조'를 만든다. 심해 극한의 환경을 재현한 수조에서 국내 조선·해양플랜트를 시험해 수주 경쟁력을 높이고 시험 과정에서 파생되는 연관 기술 개발도 촉진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 부산시,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는 부산 생곡 경제자유구역에서 심해해양공학수조 착공식을 열었다. 이날 착공식에는 윤상직 산업부 장관을 비롯해 김영석 해수부 차관, 서병수 부산시장 등 정부와 지자체, 업계 관계자 300여명이 참가했다.
이날 착공한 심해해양수조는 세계 최대 규모로 길이 100m, 너비 50m, 깊이 15m이고 수조 바닥에는 35m 길이의 원통형 구덩이를 만들어 최대 수심 3,000m 심해환경을 구현했다. 이는 기존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의 해양공학수조(길이 56m, 너비 30m, 깊이 4.5m)보다 두 배 가까이 규모가 크다. 건설비 665억원은 정부(278억원)와 조선 3사(278억원), 부산시(109억원)가 각각 부담했다.
심해환경을 완벽히 구현하기 위해 수조에는 조류발생장치와 조파장치, 바람발생장치, 수심조정장치 등을 갖췄고 예인전자와 보조전차 등 조선·해양플랜트 연구장비도 탑재했다.
심해해양수조는 지난 2013년 11월 조선·해양플랜트 산업 발전을 위해 '해양플랜트산업 발전방안'에 담기며 본격 추진됐다. 기존 해양 수조가 수심이 얕고 면적이 좁아 갈수록 발전하는 심해플랜트의 성능평가를 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치열해지는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국내 조선·해양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시험수조가 필요하다는 의견들도 반영됐다.
이번에 착공된 심해해양수조는 2016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완공 이후 3년간 국내외 연구기관과 조선·해양플랜트 업체들의 시험계획이 잡혀 있을 만큼 수요가 뜨겁다. 앞으로 정부는 해외연구기관과 엔지니어링, 글로벌 에너지업체 등을 유치해 공동기술개발 등을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심해해양공학수조를 통해 설계 엔지니어링 역량을 강화하고 핵심 기자재를 국산화해 조선·해양플랜트 산업을 내실화하겠다"며 "해양플랜트 서비스 산업 등 신시장 진출로 산업 수준을 한 단계 성장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이날 극한환경용 해양플랜트 기술개발과 플랜트 설치·해체 핵심기술 등에 2022년까지 2,851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