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티엄’을 빼놓는다면 PC 역사는 단절될 수 밖에 없다. IBM이 PC를 내놓은 지난 81년 당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에서 근무하던 조셉 캐니언은 동료 2명과 함께 ‘컴팩’이라는 회사를 차렸다. 컴팩은 82년 IBM PC와 호환되는 기종을 처음으로 발표했다. 컴팩은 IBM이 자만에 빠져 개발을 등한시하는 때를 놓치지 않았다. IBM이 XT 제품을 PC의 결정판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 컴팩은 386PC를 먼저 개발해 IBM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지난 88년 인텔 80386 중앙처리장치(CPU)를 장착해 등장한 386PC는 3.5인치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를 채용했고, 컴퓨터 운영체제(OS)는 MS-DOS 3.2 버전과 4.0, 4.1버전을 사용했다. 486PC가 첫 선을 보인 것은 89년. 인텔 80486 CPU를 장착하고 MS-DOS 4.2~6.2 버전을 탑재했다. 후기 모델은 그래픽 구현기능을 크게 강화한 윈도 3.0ㆍ3.1ㆍ95를 탑재했고 CD롬 드라이브까지 장착했다. 인텔은 CPU에 80286, 80386, 80486 등 숫자상표를 사용했지만 80586은 사용하지 않았다. 이는 후발업체에서 같은 숫자상표로 제품을 판매하자 인텔이 상표권 보호차원에서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했기 때문이다. 법원은 상표에 숫자는 누구나 쓸 수 있어야 한다는 후발업체의 논리에 손을 들어 주었다 . 이에 따라 인텔은 92년 ‘5’라는 뜻의 라틴어 펜타(Penta)에서 따온 ‘펜티엄(Pentium)’이란 이름으로 CPU를 판매하게 됐다. 펜티엄보다 성능이 개선된 CPU는 ‘펜티엄 프로’라는 이름으로 판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