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번역문 오류 등으로 논란을 빚어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재의결함에 따라 공은 다시 국회로 넘어가게 됐디. 정부는 3일 임시국무회의에서 번역오류를 수정하고 미국 측과의 추가 협상 내용을 포함한 한미 FTA 새 비준동의안을 의결해 조만간 국회로 송부할 계획이다. 한미 FTA 발효는 이제 국회가 얼마나 빨리 비준절차를 마무리하느냐에 달린 셈이다.
정부가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다시 의결하게 된 것은 지난 2008년 국회에 제출한 한미 FTA 비준동의안에 포함된 협정문 한글본에서 일부 오류가 발견돼 지난달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에서 철회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본회의에 계류돼 있던 비준 원안과 지난해 추가된 협정문을 한꺼번에 묶어 다음주 중 국회 외통위에 넘겨 가급적 6월 국회에서 비준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국회상정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물론 추가 협상까지 요구하고 있어 비준안 처리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익의 균형을 깨뜨린 굴욕협상의 결과물에 동의할 수 없다며 정부가 추가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의 이 같은 주장은 설득력 없는 정치공세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미 FTA는 민주당이 여당으로 있을 때 성사됐을 뿐 아니라 추가 협상까지 끝난 상황에서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은 국제관례에 맞지 않는 억지기 때문이다. 갈수록 성장잠재력이 약화되고 있는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라도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과의 FTA가 조기 발효될 수 있도록 국회 비준을 서둘러야 한다. 미국 의회의 경우 민주당이 한미 FTA를 무역조정지원(TAA)제도 연장과 연계시키는 방안 등을 제기했으나 잘 해결됨에 따라 늦어도 7월 중에는 비준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을 중심으로 비준안 상정조차 반대하는 것은 무책임한 정치공세이자 국익을 해치는 행위나 다름없다.
여야 지도부는 비준동의안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특히 여당인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끝까지 반대할 경우 단독처리도 불사한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한미 FTA는 우리 경제가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