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7개국(G7) 간 합의에 힘입어 중국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 편입이 시간문제가 됐다. 이제 관심사는 구체적인 시기다. 일각에서는 위안화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시진핑 중국 정부의 의도대로 연내 편입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 전방위 충돌을 빚고 있는 미국·일본이 중국 금융시장의 폐쇄성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데다 IMF의 의사결정 구조를 감안하면 5년 뒤에나 편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아직은 우세하다.
일단 IMF 지분율이 높은 G7 간 합의로 위안화의 SDR 편입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IMF도 지난 26일 "위안화 환율은 더 이상 저평가돼 있지 않다"며 "위안화의 편입은 '만약(if)'이 아닌 '언제(when)'의 문제"라고 밝혔다. 관건은 미국과 일본의 태도다. 위안화가 SDR에 편입되려면 IMF 지분 찬성률이 85%를 넘어야 하는데 16.75%의 투표권과 거부권까지 가진 미국은 중국 금융시장에 더 많은 개혁이 필요하며 위안화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여기에는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성공적으로 출범하면서 달러 패권이 흔들릴 것이라는 위기감이 크게 작용했다. 잭 루 미 재무장관은 4월 초 "중국이 2차 세계대전 동안 만들어진 국제경제질서를 어느 정도까지 수용할지 불투명하다"며 "중국이 위안화를 글로벌 기축통화로 만들고 싶다면 자본계정 자유화와 더욱 시장친화적인 환율 시스템, 금리자유화 등 근본적인 개혁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아소 다로 일본 재무장관도 29일(현지시간) G7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를 마친 뒤 "위안화를 개혁하려는 중국의 의지를 환영한다"면서도 "위안화가 SDR에 편입되려면 글로벌 통화로서 IMF 기준을 충족시키고 자본시장 자유화에 대한 확고한 진전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IMF도 위안화가 국제통화가 되려면 2~3년 내 시장결정적인 환율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힌 상태다. IMF는 5년마다 SDR 구성 통화를 변경하는데 오는 10~11월 회의에서 위안화의 바스켓 진입 여부를 결정한다. 올해 위안화 편입이 물 건너갈 경우 현행 IMF 절차로만 보면 오는 2020년에나 재논의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중국은 2010년에도 통화 바스켓 진입에 실패한 전력이 있다.
다만 중국이 지난 5년간 자본계정 자유화에 상당한 노력을 보인데다 위안화가 세계 5위의 무역 결제통화 지위에 올라 있는 만큼 미국이 반대만 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찮다. 호주뉴질랜드(ANZ)뱅킹그룹이 국가 간 교역, 금융거래 자율성, 외환보유 적합성 등 IMF의 SDR 바스켓 평가기준에 따라 분석한 결과 위안화는 일본 엔화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 IMF·유럽 등 서방권도 내심 이른 시일 내 위안화 편입을 지지하고 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이날 연내 위안화 SDR 편입 여부에 대해 "약간 낙관적(a bit optimistic)"이라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가능성 자체를 배제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