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규제 일변도 위주의 대증요법은 널 뛰는 주택가격을 안정시킬 수 없습니다. 특히 당국이 `수요와 공급`이란 시장원리를 도외시 하고 있어 투기억제 대책이 자칫 가격폭등의 단초를 제공하는 빌미로 작용할 우려까지 있습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김문경 회장 은 “분양가 원가공개, 소형주택 의무공급 비율 확대, 재건축 조합원 지위 전매금지 등의 일련의 조치는 다분히 임시변동 대책에 불과하다”고 지적, “가격안정은 공급확대에서 찾아야 되고 이를 위해 특단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또 “분당, 일산 등 5대 신도시의 경우 서울시 면적의 8%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강남지역 아파트 값을 20~30% 정도 떨어뜨린 효과를 거둔 것”을 정책 입안자들이 명심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토지수용권을 민간에 부여 건설업체가 자체적으로 택지를 조성할 수 있도록 하고
▲도심지내 건축규제를 폐지ㆍ완화하는 한편
▲공급자 금융의 육성 및 활성화
▲택지선분양제ㆍ경쟁입찰공급제 등을 폐지할 것을 촉구했다.
- 정부가 최근 분양가 원가를 공개하는 방안까지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상 분양가 자율화 기조를 포기한 것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주택가격 상승원인을 알아본다는 것이 입법취지라고 하지만 득보다 실이 많은 만큼 적절치 않다. `자유계약의 원칙`을 표방하는 시장경제 기본질서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데다 초법적인 것으로 영업의 자유를 통제하는 것이다 다름없다. 뿐만 아니라 분양가 원가공개는 형평성 시비를 불러올 것이 자명하고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기업 죽이는 법`으로 참여정부의 정책기조에도 위배된다. 한마디로 분양가 원가공개는 주택공급 위축으로 인한 주택산업 퇴보 뿐 아니라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촉진하는 데 기폭제 역할을 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 소형주택 60% 공급 및 재건축 조합원 지분 전매금지 등을 골자로 한 `9.5 조치`가 발표됐다. 이 조치를 놓고 논란이 많은 데.
▲9.5 조치는 정부가 부동산 과열 분위기를 잡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본다. 그러나 소형주택 의무공급 비율 확대와 조합원 지분 전매금지 등은 근본적으로 집값을 안정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정책의 일관성도 없고, 또 전가의 보도처럼 이용해온 규제일변도의 대증요법에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 그렇다면 `9.5 조치`가 강남권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공급측면을 고려치 않고 수요억제 위주의 정책으론 집값을 잡지 못한다는 것은 이미 검증된 사실이다. 이번 조치 역시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잠재된 실수요자들에 의한 가격폭등의 기폭제가 될 우려도 있다. 이번 9.5 조치를 피해가는 재건축 단지는 매물이 사라지고 가격이 상승하는 등의 부작용도 나타날 것이다.
- 일련의 규제정책은 한마디로 재건축을 추진하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에 따른 부작용은 어떤 것들이 있을 것으로 보는가.
▲소형주택 의무공급비율 확대와 주거지 세분화를 통한 용적률 강화 등은 집값 안정보단 집값 폭등을 야기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서울 강남권에서 대형 아파트 가격이 상대적으로 상승하는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다이아몬드 가격이 비싼 것과 같은 이치다.수급불균형 때문에 발생한 문제를 투기적 수요만 틀어막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다분히 임시변동일 뿐이다.
- 그렇다면 장기적으로 국내 주택시장을 안정시키려면 어떤 대책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보나.
▲주택가격 상승 원인이 주택공급 부족에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된다. 이를 간과한 채 수요억제 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현재의 정책은 지양하고 수요와 공급원칙이라는 시장원리에 따라 특단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능력에 맞게 내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주택정책을 펼쳐야 한다.
- 업계에서 생각하는 현실적인 집값 안정대책의 핵심은 어떤 것인가.
▲자가 소유율이 54.2%에 불과하다. 규제만으로 집값을 안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주택 수급불균형` 해소에 정책의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이를 위해 민간주택업체에 택지개발 허용해야 한다. 아울러 기반시설이 완비된 대규모 택지도 계획ㆍ지속적으로 공급이 필요하다. 또 도심지 내의 과도한 건축규제를 폐지ㆍ완화하는 한편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공급자금융을 육성시키는 한편 국민주택기금이 이율 완화와 절차 간소화도 절실하다. 이밖에 택지가격 상승 요인이 되는 택지 선분양제와 경쟁입찰 공급제를 폐지하고, 분양가 상승을 유발하는 각종 부담금도 사라져야 된다.
- 위에서 잠깐 지적했지만 택지조성을 민간기업에도 허용해야 된다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많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건설업체는 나대지 고갈과 준농림지 제도 폐지로 택지 구득난에 허덕이고 있다. 이렇다 보니 공공기관에서 공급하는 택지의 경우 최고 45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과열현상을 빚고 있다. 최근에는 일선 지자체도 앞 다퉈 경쟁입찰로 택지를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민간 건설업체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고가의 택지비를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분양가 상승으로 연결돼 부동산 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택지개발 분야도 시장경제 원리의 바탕 위에 공공과 민간이 경쟁 개발토록 민간 단독택지개발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된다. 택지개발에 민간의 기술과 자본, 창의력을 접속시켜 한정된 토지자원의 효율성 제고와 품질 향상을 도모할 때다.
- 주택업계 대표로써 건설교통부ㆍ재경부 등 당국에 부탁하고 싶은 내용은.
▲4가지 정도를 들 수 있다. 우선 건설업체의 택지 구득난을 해결할 대책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둘째로는 국토계획법상 계획관리지역에서 주택건설을 제2종 지구단위계획으로 지정하고 부지면적 30만㎡ 이상, 용적률 150% 이하로 묶어 놓은 것도 제고해야 된다. 부지면적을 10만㎡ 이상으로 하향조정하고 용적률도 250% 이하로 상향해야 된다. 셋째, 문제가 되고 있는 발코니 문제는 건축물의 안전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입주민 편의대로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끝으로 학교용지부담금 제도가 주택가격을 인상시키고 위헌성 논란을 빚고 있는 만큼 부담금 부과 제도의 폐지를 과감히 고려해야 한다. 기업이 살아야 서민이 살고, 서민이 살아야 나라가 부흥한다. 소비자와 주택업체 모두 정부의 주택 정책을 신뢰할 수 있어야 주택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 또 국민주거 수준 향상도 가능한 만큼 예측 가능하고, 일관성 있는 주택정책의 수립과 집행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대담 : 신정섭 건설부동산부장 Shjs@sed.co.kr
[발자취] 수도권 소형주택공급`40년 외길` 포용력 바탕 3년째 협회 이끌어
김문경 회장은 주택건설 분야에서 40여년간 종사하며 자수성가한 주택건설 전문 경영인이다. 또 현재는 주택건설협회 회장으로 주택업계를 이끌고 있는 수장 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지난 66년 `동진주택건설`이라는 개인회사를 설립하며 이 분야에 발을 들여 놓았다. 그 후 서울, 경기지역에서 연립주택 사업을 벌이다가 84년 `원일종합건설㈜`을 창업, 본격적으로 아파트 건설업에 뛰어들었다.
그 동안 경기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를 공급해 왔는데 지금까지 건설한 6,000여 가구 중 대부분이 국민주택 규모 이하의 중소형 주택이다. 이는 평소 김 회장이 생활형편이 어려운 무주택 서민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갖고 그들과 함께 살아 가고자 했던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지난 40여년간 한 우물을 파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무리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다. 경기변화에 따라 사업규모를 늘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운영해온 결과 커다란 부침 없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해 올 수 있었다. 외환위기도 무사히 넘길 수 있었고 99년에는 `기업인들의 꿈`인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2001년부터는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으로 선출되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국 5,000여 회원사를 특유의 넓은 포용력으로 아우르는 한편 주택산업 활성화와 사업여건을 개선키 위해 바쁘게 뛰고 있다.
`연관산업에 대한 파급효과와 고용효과가 탁월한 주택산업이 살아야 국가경제도 발전한다`고 목청을 높이는 김 회장은 `영원한 주택 건설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약력
▲41년 충북 출생
▲66년 동진주택건설 설립
▲84년 원일종합건설㈜ 설립
▲99년 금탑산업훈장 수상
▲대한주택건설협회 서울특별시회장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현)
▲대한주택보증 이사(현)
▲주택산업연구원 이사(현)
[내가 본 김문경 회장] 고철 주택산업연구원장
원칙 중시하는 `외유내강형CEO`.친근부드러운이 `또 다른 카리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