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30일 "경기 측면에서는 IMF 때보다 더 어려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강 원장은 이날 조선호텔에서 열린 21세기 경영인클럽 조찬 강연에서 "외환위기 때 미국 경제는 좋았지만 지금은 지난 70년대 중반 1차 오일쇼크 이후 처음 겪는 지구촌 성격의 불황"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3ㆍ4분기는 2ㆍ4분기보다 성장률이 분명히 낮을 것"이라며 "미국 경제 조기회복론에 근거했던 국내 경제의 4ㆍ4분기 회복전망도 미국 경제 회복 지연으로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강 원장은 "구조조정은 5년 이상의 중장기 정책인 만큼 단기 경기대책과 병행이 가능한 정책이며 국내총생산(GDP)의 1∼2% 내 경기부양은 재정수지 악화 논쟁과도 상관 없다"며 "단기 경기대책을 실기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기대책의 수단으로 추경예산 편성과 근로소득자에 대한 감세, 주택 건설, 금리인하 등을 거론하면서 "5조원 규모의 추경예산은 0.9%, 2조원을 투입하는 5만가구 임대주택 건설은 0.34% 가량 GDP를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기업규제 완화와 관련, 강 원장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접근시켜야 한다"며 "사외이사제가 정착되고 집단소송제가 도입되면 우리나라에만 있는 출자총액제한제도는 없어도 된다"고 주장했다.
박동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