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인사가 만사?


흔히 인사는 만사(萬事)라고 한다. 인사를 제대로 해야 조직이 순리대로 잘 굴러간다는 의미다. 여기에는 적소에 적절한 인사를 배치하는 중요성과 함께 적시에 해야 꾸준히 조직의 긴장감이 유지된다는 뜻도 담겨있다. 지식경제부는 30일자로 대외협력 업무를 전담하기 위한 '산업자원협력실'을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에 맞춰 지난 주말을 이용해 대대적인 사무실 공사도 병행했다. 하지만 국ㆍ과장 인사가 사전에 발표되지 않은 까닭에 30일 오전 길 잃은(?) 공무원이 한 둘이 아니었다. 인사가 나면 다시 짐을 싸야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과가 통합된 곳은 이전 2명의 과장이 '어디에 앉아야 하나' 서로 눈치를 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일부 직원들은 "정권 교체시기도 아니고…"라는 이야기까지 할 정도로 술렁이는 모습이다. 장차관과 1급 간부들이 위치한 청사 건물 6층은 더하다. 본부에서만 무역투자실장, 에너지자원실장, 산업자원협력실장 등이 모두 공석이다 보니 절반 가까이 사무실 문이 닫혀있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도 연일 떠있는 분위기다. 당장 실ㆍ국ㆍ과장이 바뀌는 마당에 기존에 하던 일이 손에 잡힐 리가 만무하다. 한 국장은 '계속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진다'는 질문에 "인사를 앞두고 있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특히 이번에 지경부가 더 혼란스러워하는 것은 이달 중순 1ㆍ2차관이 동시에 바뀌고 대다수 1급 간부들이 교체되면서 인사가 상당히 대폭으로 이뤄지게 됐기 때문이다. 최중경 장관은 취임 후 "수요가 생기면 인사를 단행하겠다"고 밝혀왔지만 결국 이번에 대규모로 하게 되면서 확실히 조직을 장악하려는 모습이다. 이미 지경부 내부와 기자들 사이에서는 P국장이 대변인으로 오고 누구누구는 이번에 1급으로 승진한다는 등 대부분의 인사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 있다. '인사는 만사(萬事)'인데 '인사가 만사(晩事)'가 돼서는 결국 조직에 마이너스가 될 것이 분명하다. 지경부가 어서 인사를 마무리 짓고 본연의 업무에 충실한 모습으로 자리잡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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