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리쥔 사건'으로 보시라이(薄熙來ㆍ사진) 중국 충칭(重慶)시 당서기의 정치적 미래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그가 사직서를 냈다는 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21일 홍콩 언론들은 홍콩에 본부를 둔 중국인권민주주의정보센터를 인용해 보 서기가 지난 20일 열린 중국 공산당 정치국회의에서 사직서를 냈다고 전했다. 다만 센터는 사직서가 즉각 수리되지 않았으며 수리 여부는 다음 정치국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홍콩 상업라디오(商業電台)는 충칭시 대변인이 보 서기의 사직 소식을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보 서기가 전국인민대표대회 산하의 한 공작위원회 주임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며 저우창(周强) 후난성 당서기가 충칭시 당서기직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센터는 또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이 외국순방을 위해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정치국 회의가 소집된 것은 비정상적인 일이라고 해석했다.
왕리쥔 사건은 보 서기의 오른팔이었던 왕리쥔 충칭시 부시장이 보 서기의 부패 비리 파일을 들고 쓰촨성 청두의 미국 총영사관을 찾아간 사태를 가리킨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을 필두로 한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파가 올해 10월 제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 후보로 거론되는 보 서기의 정치적 입지에 타격을 주기 위해 벌인 정치투쟁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반면 왕리쥔 사건은 권력투쟁이 아니라 충칭시에서 범죄와의 전쟁을 주도한 왕 부시장이 정작 자신의 부패 혐의가 드러나자 자구수단으로 보 서기의 비리 파일을 들고 미국영사관을 찾아간 단순 부패비리 사건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이번 사건이 권력형 투쟁사건이든, 단순 부패 비리사건 조사에서 시작됐든 보 서기의 비리 혐의가 거론되고 있는 만큼 보 서기의 정치국 상무위원 진입은 희박해졌다는 게 베이징 정가의 대체적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