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상승세를 멈추고 주춤하던 코스피지수가 중국 경제지표 호조 등에 힘입어 하락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매력적이라며 일시적인 조정이 나타날 경우 저가매수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24일 코스피지수는 10.94포인트(0.54%) 오른 2,046.69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의 긴축 우려와 최근 이어진 상승랠리에 대한 피로감 등으로 전 거래일 1%에 가까운 조정을 보이기도 했지만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외국인은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1,021억원을 사들이며 40거래일째 순매수를 이어갔다. 이 기간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사들인 주식 금액만 13조4,817억원에 달한다.
중국의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50.9를 기록하며 지난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긍정적이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50.4)를 뛰어넘은 것으로 지난달 50.2보다 0.7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중국 인민은행이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감에 글로벌 증시가 조정을 보이던 상황에서 나타난 뜻밖의 호재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일시적인 조정을 겪을 수 있다며 이 경우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매력적인데다 외국인 순매수랠리도 당분간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에 투자하는 주요 글로벌 펀드군의 한국 비중은 8월 말 순자산총액 기준으로 4.77%"라며 "2003년 이후 한국 비중의 평균치는 6.63%로 2010년 고점 수준인 6.1%까지 한국 비중을 늘릴 경우 1.3%포인트(약 22조원)의 순매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9월 이후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12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으로 10조원의 매수가 가능하고 지금의 매수 강도를 감안하면 연말까지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외국계 금융회사의 한국 등 신흥국 시장에 대한 호평도 이어졌다. BNP파리바는 이날 '북아시아에 더 역점 두기'라는 전략 보고서에서 "한국은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로 통화가 안정적이며 경제 기초 여건에 비해 저평가됐다"며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BNP파리바는 "기관투자가의 한국 주식 비중이 매우 작다"며 "몇몇 부문의 기업 실적 추정치가 바닥 탈출의 징후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게리 콘 골드만삭스 사장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신흥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줄이면 안 된다"며 "신흥국에서 경기 순환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전반적으로 우리는 여전히 신흥 시장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저가매수 대상은 경기민감업종이다. 김진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업종별로는 우선 화학 등 소재 산업과 조선ㆍ기계 등 산업재 산업의 업황 사이클이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진입하면서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시화되고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정시 비중확대 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특히 화학 업종의 경우 유럽과 중국의 경기 회복에 따른 화학제품 수요 증가와 제품 가격 상승이 동반되고 있으며 조선 업종은 차별화된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선별 수주에 나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이익 개선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