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사람들의 눈길이 모이는 곳, 홈쇼핑 상품으로서도 대박이 터졌던 사안. 이민이다. 글로벌 시대. 달라지고 있는 이민 추세는? 개인 삶의 질로서도 그렇지만 국가 정책, 경쟁력 강화와 관련된 집단 이해의 차원으로서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지구촌 경제 지형을 바꾸고 있는 이민. 그 경제학적 의미를 짚어본다.』 세계 인구 35명중 1명, 이민자다. 지구촌 지도가 바뀌고 있다. 단순한 인구 증감의 문제가 아니다. 각국 정치 경제 지형에 주는 영향이 크다. 어차피 함께 살아가야 할 글로벌 시대. 과거 개개인이 보따리 싸서 국경을 넘었던 패턴에서 이제 이민은 국가 주요 정책의 차원에서 정교하게 다뤄져야 할 문제다. 한 시대를 규정짓는 두드러진 글로벌 트렌드다. ▦아메리카 드림? 글쎄…=글로벌 이민 패턴이 바뀌고 있다. 최근 미 여론조사 기관 퓨(Pew) 리서치에 따르면 이민하기 좋은 국가로 미국을 꼽은 나라는 조사 대상 16개국 중 인도, 단 한 곳 뿐이었다. ‘아메리카 드림’이 이제 과거의 얘기가 되고 있다는 의미다. 캐나다도 비슷한 상황이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캐나다로 쏟아졌던 고학력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못 찾거나 저임금으로 고생하다 역이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변화는 실제 미국과 유럽 등 부유한 국가들에 대한 이민자수 증가율이 떨어지는 반면 남아공화국 등 기존엔 거의 생각도 않던 나라를 향한 이민이 늘고 있는 추세로 반증되고 있다. 최근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 2003년 (2004년은 미집계) 유럽 국가들에 대한 이민자수는 전년도 2백62만명에서 2백46만명으로 6%가 감소했다. 미국은 1백6만4천명에서 70만6천명으로 무려 3분이 1 이상 줄었다. 반면 중국 특히 그 동안 이민에 가장 배타적 국가인 일본 등을 향한 이민자수 증가가 눈길을 끌고 있다. 전체적으론 전세계 이민 절대 수는 계속 증가하나 증가율은 떨어지는 추세다. 숫적 변화와 함께 질적 변화도 두드러진다. 저소득층이 단순히 부자 나라로 향하던 패턴에서 개인의 자아 실현, 문화 정신적 취향 등의 동기가 이민의 한 줄기를 만들고 있다. 글로벌 시대, 기업들의 다국적화가 수반하는 결과도 한 흐름이다. 이는 물론 개별국 산업과 문화 구조와 관련 이민 정책의 변화와 밀접히 맞물려 나타나는 현상이다. ▦고령화 저출산 대안 등 각국 효율적 이민 정책에 고심=이민 정책이 국가간 갈등을 만든 최근 사례가 유럽연합(EU)의 경우다. 통합 헌법이 일부 국가에서 부결되며 EU 통합 자체가 깨질 위기를 맞은 가장 큰 원인은 실업, 바로 이민으로 인한 문제 때문이다. 따라서 경제 낙후 회원국으로부터 유입되는 이민과 그에 따른 고용 양상이 EU 통합의 장래를 결정지을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은 확실하다. EU 등 전 세계 각국의 이민 정책은 개별 국별로 또 같은 나라라도 상황에 따라 바뀌고 있어 공통적 체계로 종합하기는 어려운 추세다. 그러나 그 방향은 “철저히 국익에 부합하는 이민 만을 선택적으로 정책화해나가는 추세“란 공통점을 갖는다. 이민을 산업 재편의 도구로 활용하는 경향이 갈수록 더해간다는 뜻이다. 주요 이민국들의 비 영어권 특히 아시아권에 대한 이민 억제 성향은 그 같은 점에서 눈길이 간다. 미국 캐나다외 인종 편견에 비교적 자유로웠던 뉴질랜드의 최근 경우가 대표적 사례다. 이 달부터 시행되는 새 정책은 이민자에게 영어시험은 물론 투자액(5년 이상 2백만 뉴질랜드 달러)을 엄청 올렸다. 아시아계 이민을 막으려 한다는 비난이 당연히 쏟아지고 있다. 많은 나라들이 최대 현안인 고령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민 문제에 접근하는 시도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당장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력난에 부딪힌 나라에서 이민은 매우 중요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당장 2007년 이후 노동력 부족을 겪게 될 우리나라에게 해당되는 문제다. 다만 성급한 인적 교류 정책 개방화는 문화적 갈등과 불법 체류 증가 등 막대한 사회적 비용 등의 부작용을 양산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전제돼야 한다. 각국 이민 정책의 핵심은 결국 이민으로 인한 각종 사회적 문제점을 줄이면서도 이를 통해 어떻게 국가 경쟁력을 높여가는 가의 문제다. ▦이민은 국가 경쟁력…글로벌 경제 지형을 바꾼다= LA 한인은행 커먼웰스 비즈니스 뱅크가 은행거래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LA 동포사회 경제 규모는 최대 180억 달러. 한국 경제(GDP기준 6797억 달러)의 40분의 1로 평가됐다. 만약 뉴욕 등 그외 지역까지 합친다면 재미 한인 사회의 경제규모는 한국의 웬만한 도(道)의 경제 규모를 뛰어 넘고 있다는 얘기다. 이민 사회가 창출해낸 부의 규모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민자들이 본국에 송환하는 돈이 쿠바와 같이 국가 재정의 최대 수입원이 되는 나라도 적지 않다. 이민의 힘이 국가 경쟁력 함양의 절대적 역할을 하고 있는 대표적 경우는 중국이다. 중국의 저력은 대륙의 경제성장과 더불어 화교로부터 나온다. 현재 이민 송출 세계 1위인 중국은 앞으로도 화교 네트워크를 발판으로 미국 등과 경쟁하며 세계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증가율은 떨어져도 이민자의 절대 수는 계속 늘고 있는 미국의 미래도 향후 큰 변수가 이민, 특히 주목되는 게 히스패닉계의 증가다. 이민은 이처럼 앞으로 전세계 정치 경제 지형을 바꿔가는 매우 중요한 거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각국 정부의 이민 정책과 관련 이중 국적 허용과 교민청 신설 등은 일반적인 추세다. 이 같은 사안이 쟁점화 되고 있는 우리로서는 전향적으로 참고해 볼 사항이기도 하다. 이민이든 취업이든 외국인들을 수용하고 있는 나라들의 경우 이민족간 문화적 갈등 요인들을 어떻게 조화롭게 밸런스를 맞춰나가는 가가 향후 이민 정책의 키(key)다. 이민의 형태는 앞으로 더 다양해질 것이고 그 상황을 전략적으로 이용해나갈 줄 아는 게 바로 글로벌 시대 앞서 나가는 나라의 모습일 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