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90분 난타전… 이번엔 오바마 판정승

■ 미 대선 2차 TV토론<br>"롬니는 부자 위한 후보" 오바마, 작심한 듯 공세<br>롬니도 경제문제로 반격… 부시와도 거리두기 눈길

미국 대선이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가 2차 TV토론에서 난타전을 벌였다. 두 후보는 상대방의 발언을 "완전히 사실이 아니다"라거나 "당신의 주장이 틀렸다"고 맞받아치는 등 대선 토론에 어울리지 않는 말싸움까지 벌여 사회자가 제지할 정도였다. 토론 이후 CNN방송과 CBS 등의 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1차 토론에서는 롬니 후보가 판정승을 거뒀다.

미 대선 2차 TV토론은 16일(현지시간) 뉴욕주 햄스테드에서 CNN의 여성 앵커 캔디 크롤리의 사회로 밤9시부터 90분간 진행됐으며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이 선정한 중립 성향의 부동층 유권자 82명이 청중으로 참석했다. 이날 토론은 청중에게 직접 질문을 받아 대답하는 타운홀미팅 방식으로 진행됐다.


1차 토론 때 수세에 몰렸던 오바마 대통령은 작심한 듯 롬니 후보를 '부자를 위한 후보'라고 몰아세웠다. 오바마 대통령은 청년취업과 관련한 첫 질문에 답하면서 "롬니 주지사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다섯 가지 계획이 있다고 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는 단지 최상위층이 다른 여러 개의 룰을 적용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한가지 계획이 있을 뿐"이라고 공격했다.

또 롬니 후보가 자동차 업체들을 파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실을 들춰내고 '47%'의 미국인들이 정부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다고 한 발언을 부각시키며 롬니 후보의 정책과 가치가 중산층과는 동떨어진 극단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롬니 후보의 정책이 시행된다면 중산층은 몰락하고 부유층만 혜택을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롬니 후보도 물러서지 않았다. 경제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며 맞받아쳤다. 그는 지난 4년 동안 미국의 재정적자가 5조달러 가까이 늘어났다는 점을 거론하며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기간 4년 동안 미국의 적자를 반으로 줄이겠다고 하고서는 두 배를 늘렸다"고 공격했다. 또 경제를 어떻게 하면 되살릴 수 있는지 모르는 대통령의 잘못된 정책으로 중산층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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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니 후보는 또 중국의 무역 및 환율정책이 미국의 노동자와 기업들에 해를 끼치고 있다며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취임 첫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선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롬니 후보마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거리두기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오늘날 미국경제의 파탄을 초래한 주범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8월 말 공화당 대선 후보를 뽑는 전당대회에도 초청받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한 청중이 공화당 집권시 부시 전 대통령의 정책을 답습할 것이 걱정된다고 하자 롬니 후보는 자신은 재정균형을 추구하고 중국의 불공정무역과 환율정책에 강력하게 맞서는 한편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을 펼 것이기 때문에 부시 전 대통령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롬니가 부시 전 대통령보다 더 극단적이라고 몰아세웠다.

두 후보는 에너지와 감세정책 등 국내 문제와 리비아영사관 피습사태 등 외교현안, 건강개혁, 이민정책 등에 대해서도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특히 롬니 후보가 리비아영사관 피습 문제와 관련해 행정부가 고의적으로 사실을 왜곡했다고 주장했을 때는 두 후보는 감정적 대립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토론 후 실시된 여론조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CNN방송 여론조사에서는 '누가 이겼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7%가 오바마, 41%가 롬니라고 응답했다. CBS 조사에서도 37%대30%로 오바마 대통령의 승리라는 응답이 많았다. 마지막 3차 TV토론은 오는 22일 플로리다주 린대학교에서 열린다.

이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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