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소업계 “엎친데 덮친격”/노동계 파업에 재벌 부도까지

◎50개 대리점 부도 도미노 우려/한보하청 등 2백사 직접 피해한보철강에 이어 한보그룹의 모기업인 (주)한보도 부도 처리되는등 최근의 한보사태로 중소업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노동계파업의 후유증으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업계는 한보사태까지 겹쳐 설상가상의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보철강과 (주)한보의 부도로 그룹의 공중분해설까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중소업계는 한보그룹 산하의 22개 계열사와 관련된 중소기업 모두를 일단 피해 가능성이 있는 업체군으로 보고 있다. 한보그룹의 경우 한보철강및 (주)한보외에도 계열사간 지급보증관계가 대추나무에 연걸리 듯 얽혀 있어 다소를 불문하고 이들 계열사와 거래하는 중소협력업체들의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중소업계는 구체적으로 한보그룹과 관계있는 중소기업 규모를 수치화하기는 어렵지만 지난 95년 있었던 덕산그룹 부도및 지난해의 유원건설 부도에 따른 후유증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미증유의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 단계에서 가장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되고 있는 중소기업은 한보철강 당진제철소 건설에 참여하고 있는 하청업체와 설비및 자재 납품업체등 2백여 업체. 이들 중소업체는 한보철강으로 부터 채권상환이 일제히 중단된데다 정부의 방침대로 금융기관들이 진성어음을 모두 결제해 줄 가능성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심각한 자금난은 명약관화한 상태. 설혹 금융기관으로 부터 진성어음의 할인이 조속히, 그리고 상당폭 이루어진다 해도 당진제철소 완공때까지를 기준으로 사업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자금운영 스케줄에 차질을 빚는등 심각한 자금조달난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보철강 부도에 따른 파급효과는 중소유통업체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철강업계에서는 한보철강의 주력제품인 열연강판(핫코일)과 철근의 재고가 적정수준 이상이어서 시장혼란등의 사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한보철강 제품을 취급하는 전국의 50여개 대리점들은 연쇄부도 우려까지 제기되는등 심각한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현재 한보철강 제품의 30∼40% 정도를 판매하고 있는 50여개 대리점들은 한보철강으로부터 제품공급이 중단될 경우 다른 거래선으로의 변경도 어려워 제품확보에 비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대리점들이 적게는 1억∼2억원, 많게는 5억원 정도씩의 담보를 한보철강에 제공해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담보회수 불능에 따른 피해까지 덤터기를 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보철강에 이어 부도처리된 (주)한보의 건설사업본부가 현재 벌이는 공사는 서울 공릉동등 5곳이며, 한보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한보건설이 진행중인 건축및 토목공사도 지난 95년 6월 인수한 유원건설의 사업물량(2개지구 3백30가구)정도여서 일단 소비자들의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1천5백여개에 이르는 중소 자재납품업체와 하청업체들은 자재및 공사대금의 결제가 어려워 연쇄부도가 우려되고 있다. 이와함께 승보철강(주), 상아제약(주), 동아시아가스(주)등의 제조업체들은 어떤식으로든 중소업체와 연관을 맺고 있어 이들 업체의 정상운영이 전제되지 않을 경우 연쇄피해의 우려가 높은 상태다. ○…중소업계는 일단 한보사태의 파급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긴급자금지원, 진성어음 즉시 할인, 특례보증 실시, 세금징수 유예및 납기연장등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노동계파업의 후유증으로 자금조달에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는데다 설에 필요한 자금수요까지 겹쳐 전전긍긍하고 있다.<정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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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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