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피로감/강진경 영동세브란스병원장(로터리)

병원 외래에서 환자를 대하다 보면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을 많이 보게 된다. 대개 35∼55세에서 피로를 많이 호소하고 있는데 이들은 종합검사나 간기능검사 등을 통해 그 원인을 찾으려고 병원을 찾아온다.피로는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사람이 피로를 느끼지 않으면 질병없이 오래도록 천수를 누릴 수 있다는 말로도 해석할 수 있다. 피로를 모르는 삶, 의욕이 넘치는 삶은 예나 지금이나 인간의 간절한 바람이지만 여전히 피로는 생활영역에서 떠나지 않고 우리들을 괴롭히고 있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은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말과 함께 피곤하다는 말을 자주하지만「피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도 명확한 답변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개의 경우 피로를 느끼는 사람은 의욕이 떨어진다. 아침에 일어나기가 어렵고 왠지 나른하기만 하다. 과로하면 피로한 것이 당연하지만 운동량에 비하여 지나치게 피로하다고 느낄때 사람들은 건강부터 염려하게 된다. 피로감을 느낄땐 이를 무시해서도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큰 병이 있다고 단정짓지 말고 일단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피로는 편의상 육체적인 피로와 정신적인 피로로 나눌 수 있는데 과도한 일을 할 때는 이 둘이 같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둘 사이를 명확히 구분할 수 없다. 피로의 원인은 대개 만성질환이 있거나 만성 간질환, 당뇨병, 빈혈, 갑상선질환, 수면중 호흡정지, 불면, 비만 등이 있는 경우 하나의 증세로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이밖에 전혀 예기치 못한 다른 이유에서 오는 피로도 있다. 우리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약과 음료가 그 예다. 항히스타민제, 고혈압치료제, 기침약 등을 복용할 경우에도 사람에 따라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우리가 즐겨 마시는 커피의 주성분은 카페인으로 각성제와 다를 바 없는데 커피의 카페인은 사람을 지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현대인은 피로를 느끼지 않고 살아갈 수 없다. 만약 피로와 같은 견제기능이 없다면 많은 사람들이 밤잠도 거른 채 일만 열심히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피로는 건강을 지키는 파수꾼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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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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