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단일 광역자치안이 주민투표로 통과됨에 따라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이 빨라지고 전국의 행정구역개편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도 개편안은 제주시와 북제주군, 서귀포시와 남제주군을 묶어 2개의 시로 통합한 후 시장 2명은 도지사(광역자치단체)가 임명하고 시ㆍ군 의회는 폐지한다는 파격적인 내용이다. 우리가 추진해야 할 지방행정체제 개편의 기본방향을 제시했다고 할 수 있다.
3단계로 돼 있는 현 행정구역은 비효율적인 데다 변화와 현실에 맞지않는 면이 많아 1980년대부터 개편문제가 제기됐으나 여야의 이해가 엇갈려 실현을 보지 못했다. 최근 여야 모두 234개의 기초단체를 60개 정도의 광역단체로 묶고 그 밑에 기초행정구역을 두는 2단계의 지방행정체제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제주도 광역자치안의 통과로 정치권의 개편작업을 가속화하는 상승효과가 기대된다.
제주 광역자치안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회의 입법절차를 거쳐야 하고 주민갈등도 잠재우는 작업이 필요하다. 행정구역개편을 하는데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정치적 목적으로 이를 이용하는 것과 님비 현상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 떠올랐던 개편문제가 실현되지 못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이러한 점에서 제주 도민들이 지역갈등을 접고 주민투표 결과를 수용할 자세를 보인 것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
행정구조 개편은 경제적 파급효과도 엄청나고 주소 변경 등 사회적 혼란과 비용이 많이 드는 힘든 작업이다. 개편작업은 어디까지나 행정중복으로 인한 비용의 낭비를 막는 것은 물론 행정의 효율성, 주민의 삶의 편의, 지역갈등 등을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내용이 돼야 한다.
이런 점에서 여야에서 논의되고 있는 60개의 광역단체는 너무 많다. 인구 200만명을 단위로 20~30개의 광역단체로 통합하고 그 밑에 기초행정구역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야는 정치적 목적에서 벗어나 제주도민처럼 허심탄회한 자세로 행정구조의 기본 틀을 다시 짜는 개편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