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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이 통일 독일의 재건을 담당했던 독일재건은행(KfW)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본격적으로 '통일금융' 대비에 나선다.
동독의 재건을 담당했던 독일재건은행의 노하우를 빌려 남북 통일 이후의 산은의 역할을 정립하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홍기택 산은 회장이 지난 4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최된 '주요20개국(G20) 개발금융기관장 회의'에 참석해 독일재건은행과 향후 업무협약(MOU) 체결 및 공동컨퍼런스 개최 등에 합의했다고 6일 밝혔다.
홍 회장은 특히 슈뢰더 독일재건은행장과 개별적으로 면담하고 산업은행의 통일금융 준비 상황을 설명하면서 협력을 당부했다. 이에 따라 산은과 독일재건은행은 연내 통일금융 및 중소기업 지원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방침이다. 독일재건은행는 독일의 개발금융기관으로서 통독과정에서 동독지역 개발을 위한 재원을 조달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다. 통일금융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는 산은의 입장에서는 대표적인 벤치마킹 대상인 셈이다.
독일재건은행은 1990년부터 1998년까지 동독지역 투자 활성화를 위해 산업투자, 주택현대화, 공공 부문 등 3개 부문에 자금을 중점적으로 지원했다.
구체적으로 산업투자 부문에서는 571억마르크의 자금을 5만 8,000개의 기업에 제공해 250만명의 고용을 창출해냈다.
이 밖에도 독일재건은행이 지원한 자금으로 동독 전체 주택의 40%인 330만가구의 아파트 현대화와 10만가구의 아파트 신축공사가 이뤄졌다. 공공 부문에서도 댐·저수지 건설 등 약 5,000건의 인프라 건설에 참여했다. 내년 1월 정책금융공사와 통합하는 산은은 통일 이후 북한 지역 인프라 개발금융 및 북한 지역 산업구조조정 등 통일금융을 선도하는 국책은행으로서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홍 회장은 "독일재건은행과의 협력은 통일 후 북한 지역 개발사업 기회 발굴에 커다란 기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회장은 또 이번 G20 개발금융기관장 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구상을 참가자들에게 소개하며 월드뱅크 등 국제금융기구와 G20 개발금융기관이 한국의 통일금융 추진에 관심을 가지고 협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G20 개발금융기관장 회의는 2013년 7월 모스크바에서 출범했으며 장기금융·투자 활성화와 민관협력 방안 등을 G20 정책당국에 제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