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GS건설 실적 악화 숨기고 자금조달 의혹

어닝쇼크 발표전 1조2,000억 마련… 이틀 연속 하한가


대규모 어닝 쇼크를 발표한 GS건설이 실적 공개 전 외부에서 1조2,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해 악화된 실적을 숨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 2월 3년ㆍ5년 만기의 회사채(3,800억원)와 장기 CP (8,000억원) 발행으로 총 1조2,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5,300억원 대의 적자를 발표하기 불과 2달 전에 대규모로 외부자금을 끌어 모은 것이다.


GS건설이 실적을 발표한 지난 11일 이 회사의 회사채 3년 만기 유통 수익률은 3.42%로 전날 대비 0.18%포인트 올랐다. 발행금리는 3.54%로 아직까지는 괜찮지만, 만약 신용평가사들이 GS건설의 신용등급을 내리면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 나이스신용평가ㆍ한국기업평가는 어닝 쇼크 직후 GS건설의 신용등급은 유지했지만, 등급전망은 각각 ‘하향검토’, ‘부정적검토’로 한 단계씩 낮춘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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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실적악화를 미리 인지한 GS건설이 시장여건이 악화하기 전에 미리 자금을 조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주식시장의 한 관계자는 “GS건설은 지난 2월초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기업설명회(IR)에서도 올 상반기까지 적자가 예상된다는 정도만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시에는 몰랐던 대규모 부실이 어떻게 2달 만에 발견될 수 있는 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GS건설은 이번 실적은 3월초부터 실시했던 원가율 전수조사 결과에 따른 것으로 자금을 조달했던 2월에는 실적이 이렇게까지 악화될 지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시장을 꼼꼼히 챙기지 못한 것은 잘못이지만 실적악화를 미리 알고 자금을 조달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당초 예정됐던 실적 발표일을 한 달여나 앞당겨 발표해 그나마 시장혼란을 줄이려고 한 진정성을 이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GS건설은 이날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며 3만5,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불과 2일 만에 시가총액 7,000억원이 허공으로 날아간 셈이다. 중동 사업이 상대적으로 많은 삼성엔지니어링도 전일 대비 9.10% 하락하며 동반 급락했지만 대우건설(-0.25%%), 현대건설(-1.71%), 대림산업(-2.69%) 등 다른 건설주들은 낙폭이 줄며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김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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