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신규 브랜드는 모두 상품권 안받아"

8년 적자 행진 끊고 2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br>직원 정신 교육으로 브랜드 쇄신 가속화


뉴욕 양키스 로고가 박힌 야구모자에 빈티지 면티, 곳곳에 구멍 뚫린 청바지에 백구두를 차려 입은 남자. 언뜻 20대로 보이는 ‘꽃중년’ 조원익(56) EFC(과거 에스콰이아) 사장의 모습이다. 주말이면 20대 못지 않은 영(Young)한 패션으로 가족들과 함께 불쑥 명동 등 시내 에스콰이어 매장을 찾는다는 ‘젊은’ 사장을 지난 27일 만났다. 그는 LG생활건강에서 26년간 생활용품 전문 마케터,‘실패한 마케팅에서 얻은 12가지 교훈’이라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유명하다. 조 사장은 부임한지 1년3개월 만에 일을 냈다. 지난해 말 2002년 이래 8년간 지속되던 에스콰이아의 적자 행진을 끊고 12% 성장을 일궈냈다. 올해 역시 두 자릿수 성장을 자신하고 있다. 이는 과감한 브랜드 쇄신이 있기에 가능했다. 여기에 슈즈 및 잡화라는 난생 처음 접해 보는 패션 분야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도 한 몫 했다. 그는 “브랜드 별로 제품 컨셉트를 새로 수립해 없앨 것은 과감히 없애 크레타, 옥스포드 등 6개 브랜드를 정리해 현재 13개 브랜드로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6개월간의 브랜드 쇄신 작업 결과, 지난 6년간 40억원 매출에 불과했던 핸드백 잡화 브랜드 소노비를 지난해 120억원에 이어 올해 160억원, 내년 200억원을 돌파할 브랜드로 키웠다. 또 16억원 팔던 컴포트 슈즈 젤플렉스를 지난해 60억원에서 매출에서 올해 100억으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 전문 마케터 답게 판매 루트도 직접 새로 뚫었다. 백화점에만 국한됐던 판매처를 홈쇼핑 등 특판 시장으로 확대했고 이번 달부터는 소노비 브랜드를 인천 워커힐 면세점과 11월 롯데 본점 면세점, 제주 공항 면세점 등에 입점시킨다. 조 사장은 이제 관건은 브랜드의 차별화와 일관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디자인과 마케팅의 독창성과 발상의 전환을 통해서만 브랜드가 생존할 수 있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역량이 지금보다는 2배 정도 올라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조 사장은 매주 한 시간씩 27명의 브랜드 마케터들을 불러 모아 유명 마케팅 서적 한 권을 가지고 한 챕터씩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 조 사장은 수 년 내에 소노비나 젤플렉스 등을 사랑 받는 대표 브랜드로 키워 에스콰이어의 과거 영예를 되찾겠다는 각오다. 최근 수입 브랜드들의 공세로 설 자리가 비좁아진 국산 전통 슈즈의 자존심을 에스콰이어가 복원하겠다는 야심이다. 엘칸토는 최근 몇 년 새 주인이 두 번 바뀌었고 금강 역시 처음부터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는 상품권에 의존해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는 “상품권은 현재로선 우리들에게 계륵”이라며 “금강은 상품권을 다 받지만 에스콰이아는 소노비 같은 신규 브랜드부터 안받기 시작했다. 궁극적으로 상품권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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