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증권가 풍속도 변화] 점심시간 증권가의 식당들은 썰렁..

여의도 증권타운이 오랫만에 활기를 되찾고 있다.최근 주식거래량이 연일 3억주를 넘고 거래대금이 2조5,000억원에 이르는 등 증권시장이 모처럼 활황을 보이고 있는데다 이번주부터 주식거래시간이 하루 1시간씩 길어지고 토요일 장이 없어지면서 여의도 증권가의 풍속도가 크게 바뀌고 있다. 가장 확연하게 달라진 것은 점심시간 풍속도. 증권시장이 활기를 띠어도 증권가의 식당들은 썰렁하다. 예전같으면 증원사임직원들이 낮 11시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여유있게 식사를 할수 있었으나 이제는 거래시간 변경으로 점심시간이 1시간밖에 안되기 때문에 구내식당을 이용하거나 햄버거 등 패스프푸드로 「대충 때우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S증권의 경우 점심시간이 집중되기 때문에 구내식당에 가기위해 엘리베이터를 10분가까이 기다려 타기도 한다. 아예 집에서 도시락을 싸오는 여직원들도 크게 늘고 남자직원중에는 거르는 경우도 다반사다. 증권사 영업점에서는 직원들이 외부에 주문해 시켜먹는 사례도 많아 점심시간 객장에는 배달원들이 철가방을 들고 「짜장면시키신 분」을 외치는 모습도 볼수있다. D증권의 투자분석부 S부장은 『증시가 침체를 보일때는 수익증권 판매를 위해 자리를 비우는 시간이 많았으나 요즘에는 온종일 자리에 붙어있다』며 『지난 80년대후반기 전성기를 맞는 기분』이라고 뿌듯해했다. 점심시간에 썰렁한 식당가 분위기가 밤이면 180도 바뀐다. 하루종일 시달렸던 증권맨들이 저녁이나 술자리를 위해 몰려들기 때문. 한 식당주인은 『예전에는 증권사 직원들이 모여도 주식이야기를 피했는데 요즘에는 주식·선물·옵션 등이 화두』라고 전했다. 증시활황을 피부로 느끼는 곳은 여의도 술집. 저녁먹고 단란주점을 가려면 2, 3군데는 들러야 자리를 찾을수 있을 정도다. 지난해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망년회 모임이 잦아진 것도 증권가의 변화된 모습이다. 증권사들은 주식 거래량 급증으로 연일 싱글벙글. 거래대금의 1%를 수수료로 받는 증권사는 요즘 일일 거래대금이 2조5,000억원에 달하자 하루에 증권사로 들어오는 수입이 250억원에 이르고 있다. 대형증권사는 하루 20억원을 벌어들인다는 계산. 증권맨들은 연말 보너스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있으나 정작 증권사는 생각이 다르다. 현재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제를 실시하고 있으나 증시침체기를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에 하향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일부증권사에서 제기되고 있다. 주식시황의 급변에 가장 곤란을 겪고있는 부서는 투자분석부. 기술적분석을 통해 주식시장을 전망해야 하는데 거래량증가 및 주5일 거래로 분석의 틀이 깨졌기 때문. 거래량의 연속성이 사라지고 이동평균선의 의미도 달라진 상황이라 새로운 분석방법을 만들어내려고 고심중이다. 이번주부터 토요일거래가 없어진 관계로 증권맨들은 주말로 갈수록 바쁘다. 금요일오후에서 일요일까지 증시에 영향을 주는 어떤일이 발생할지 몰라 주말이 되기전에 주식을 처분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Y증권 K과장은 『토요일 업무에 대해 아직 방침이 정해진 것은 없고 다만 직원 교육으로 잡아놨다』며 『앞으로 일주일중 이틀을 쉬기 때문에 증권맨들의 라이프스타일도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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