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이 개설 5개월만에상장 종목 수 400개, 하루 평균 거래대금 1천억원을 돌파하며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높은 레버리지 효과와 복잡한 운영 구조를 가진 ELW는 자칫 보편적인 투자 수단으로 뿌리내리지 못하고 소수의 투기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최근 ELW 시장은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바탕으로 저변을 빠르게 확대하면서유망한 파생금융상품시장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양.질면에서 급성장 = 2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 개설될 당시 34개에 불과했던 ELW 상장 종목 수는 4월 말 현재 448개로 12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4월에는 147개 종목이 신규로 상장되면서 개장 이후 3월까지 월 평균 상장종목 수인 79개에 비해 86%의 성장세를 보였다.
기초자산이 되는 주식도 개장 당시 11개에 불과했던 것이 현재는 55개로 4배나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일 평균 거래대금은 1천152억원, 거래량은 1억3천49만주로 개장 1개월만인 12월 말에 비해 각각 4.5배와 8.5배 증가하는 등 거래 규모 면에서도 급격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ELW 시장은 외형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면에서도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한때 지수형 종목의 거래대금 비중이 60%을 웃돌면서 문제로 지적됐던 거래 편중 현상은 최근 지수형의 비중이 40% 초반으로 떨어지면서 균형을 찾았다.
아울러 콜 워런트 일색이던 상품 구성의 불균형 문제도 최근 들어 풋 워런트 비중이 늘어나면서 점차 개선되고 있다.
현재 상장된 풋 워런트 종목은 64개로 전체 상장 종목의 14.3%를 차지하고 있다.
개장 초기에는 전무했던 개별종목 풋도 27개로 늘어나 투자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김현태 대우증권 연구원은 "ELW 시장이 지수형 중심으로 흘러가면서 개별종목형은 죽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전반적으로 기초가 되는 주식시장과 맞물려 합리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 급성장의 배경은 = 이 같은 ELW 시장의 성장은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과 함께발행사와 LP를 겸한 증권사의 적극적인 참여, 금융당국의 제도적 지원 등 3박자가한데 어우러진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문주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홍콩을 다녀왔는 데 국내 ELW 시장의 성장에놀라워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반응을 접할 수 있었다"며 "이 같은 빠른 성장은 투자자, 증권사, 거래소 등 3주체의 적극적인 참여와 대응에 힘입은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세계 1위로 성장한 홍콩 ELW 시장은 1989년 개설됐지만 본격적인 성장을 맞은 것은 유동성 공급자(LP) 제도가 도입된 2002년 이후로 불과 3년 전부터다. 이에 비해 개설된 지 반년도 안 된 국내 ELW 시장의 성장은 눈부시다.
하지만 홍콩은 전체 증시 거래대금 중 ELW의 비중이 20%에 달하는 점을 감안할 때 아직 ELW 비중이 2% 내외인 국내 시장은 갈 길이 멀다.
ELW 시장의 발전을 앞당기기 위해선 무엇보다 제도적인 보완과 투자자들의 이해를 도움으로써 저변을 더욱 확대하려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선물거래소는 5월부터 ELW의 이론가와 내재변동성 투자지표의 공시를 의무화하고 6월 초부터는 LP의 호가 정보와 보유 물량을 실시간으로 공개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는 ELW 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시장 개설 초기부터 논란이 되고 있는 만기 1개월 전부터 LP의 유동성공급을 금지하도록 한 규제를 완화하고, 현재 코스피100 종목으로 한정된 기초자산 대상을 주변 종목으로 확대하는 등의 보다 적극적인 규제 완화 조치가 뒤따야 한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