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바이 코리아보다 쇼트커버링 무게


외국인이 이틀간 6,000억원에 가까이 주식을 사들이면서 지수를 2,000포인트 위로 끌어올리자 이들의 순매수 돌변 이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요 종목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매도에 나섰던 외국인들이 포지션 청산에 나서기 위해 일시적인 매수에 나섰다는 데 무게중심을 두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머징시장의 자금이탈의 결과로 외국인 매도가 줄어들었다며 다른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외국인은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4,00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주가를 2,000포인트까지 끌어올렸다. 전일 1,725억원을 포함하면 불과 이틀 동안 6,000억원에 가까운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에 들어온 것이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3조원 이상 순매도 공세를 이어갔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외국인의 태도 전환에 대해 바이코리아로 방향을 선회했다기 보다는 공매도 물량 상환을 위한 주식매수 즉 숏커버링에 따른 매수 때문이라는 의견을 유력하게 제시하고 있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10% 가까이 빠지면서 조정이 마무리 국면에 들어가자 외국인들이 공매도 포지션 청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외국인 매수 상위 종목에는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기아차, 웅진케미칼, 삼성중공업, 등 연초 이후 공매도가 집중됐던 종목들이 대거 포진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뮤추얼펀드의 신흥시장 이탈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매수로 돌변한 것은 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하는 흐름으로 판단된다”며 “코스피지수가 1,930선까지 급락하면서 예상 수익을 달성한 외국인이 물량 상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시황팀장 역시 “시장이 안정되면서 연초 이후 공매도 포지션을 취했던 유럽자금들이 급하게 공매도 포지션 청산에 나섰을 가능성도 있다”며 “최근 가세한 투기적인 매도세가 어느 정도 완화되면서 자금 흐름은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외국인이 공격적인 매도를 멈추고 중립 또는 매수 기조로의 전환 가능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미국의 시중금리 안정, 유럽 채권 만기 완료, 이머징 시장의 자금 이탈 완화 등 대외 여건을 감안할 때 외국인이 더 이상 대량 매도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의 순매도세는 미국의 금리가 가파르게 올라가면서 유동성 총량이 위축된 탓이 컸다”며 “최근 미국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외국인이 매수 혹은 중립으로 전환할만한 여지는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유럽자금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이탈한 이유는 2~3월에 집중된 유럽지역 채권 만기 도래 때문이었다”며 “3월말이면 채권 만기 도래가 마무리 되면서 자금여력이 나아지고 매도기조도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전문가들은 한국과 대만에 앞서 인플레이션 우려로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됐던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일부 이머징 시장이 최근 상승 반전한 점 역시 외국인 자금 재유입이 있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외국인이 4조원 가까이 주식을 판 것은 신흥국으로 쏠려 있던 자금이 리밸런싱을 거치고 있는 가운데 중동 사태가 겹쳤기 때문"이라면서 "최근 인도, 브라질 등 한국에 앞서 자금 이탈이 이어졌던 이머징마켓의 매도세가 완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후 국내 증시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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