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급증 은행 자금운용 애로많다파업 불참을 선언, 수신이 크게 증가한 일부 은행들이 최근 오히려 자금운용에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금리가 하락한데다 자금성격이 모호해 안정적인 운용자금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하나·한미 등 은행 총파업에 불참하기로 해 단기간 동안 수신이 크게 늘어난 은행들이 넘치는 자금을 운용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들어서만 수신이 1조7,500억원이나 늘어나는 등 파업 불참에 따른 반사이익을 크게 누렸지만 늘어난 자금을 제대로 운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은행 관계자는 『자금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늘긴 했지만 대부분 단기자금인데다 언제 인출될지 알 수 없는 것들이여서 대출이나 유가증권을 통한 운용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콜론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올들어 일정 수준의 자금은 콜머니로 충당하는 자금계획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었으나 갑자기 수신이 폭증하는 바람에 최근 시장에 콜론을 제공하는 등 당분간 자금계획의 변경도 불가피하게 됐다.
10여일 동안 9,700억원의 자금이 집중된 한미은행도 상황은 마찬가지. 이에 따라 한미은행은 늘어난 자금으로 잔존만기 3~6개월 정도의 단기채권을 사들이며 기간 미스매칭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데만 주력하고 있는 형편이다.
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동안 8,400억원 가량의 수신이 증가했지만 늘어난 자금 대부분을 만기가 얼마남지 않은 통안채 또는 국고채로 운용, 일시에 자금이 다시 빠져나갈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
은행 한 자금담당자는 『기업자유예금 등으로 최근 예치된 자금이 얼마동안이나 묶여있을지 몰라 자금운용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특히 최근 금리가 한달여 전보다 1% 이상 떨어진 상태로 늘어난 자금이 고정화된다고 해도 수익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박태준기자JUNE@SED.CO.KR
입력시간 2000/07/1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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