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3당 대선후보 경제정책기조/고비용 저효율 개선 한목소리

◎이회창 후보­한은독립·금리 하향안정 최우선/김대중 후보­긴축재정·공정거래 확립에 초점/김종필 후보­섣부른 금융개혁이 경제난 자초15대대통령선거에서는 경제문제가 유권자들의 최대관심사이고 후보자간 핫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국당의 대선후보로 이회창 대표가 확정됨에 따라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 자민련 김종필 후보 사이의 경제정책대결이 올 12월 18일 선거일까지 불꽃 튀길 전망이다. 우선 신한국당 이대표는 당내 경선과정에서 경제정책의 윤곽을 어렴풋이 보여주었지만 원칙적인 문제에 대한 집착이 무척 강한 편이며 고비용 저효율 구조개선 등 핵심적인 경제현안에 대해 아직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대표의 경제관은 시장경제원리에 기반을 둔 민간경제의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마디로 가격론을 중시하는 신고전주의 경제학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우리 경제의 구조개선이 단기간에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든가 시장기능의 회복을 중시하면서도 개방화와 세계화에 부응하는 「열린 경제」를 지향하는 분위기는 이를 뒷받침한다고 할 수 있다. 고비용구조 가운데서는 금리하향을 가장 최우선 과제로 보고 있는 그는 한국은행의 독립이 절실하다고 믿고 있으면서도 금융감독기능은 제3의 기관이 맡아야 한다고 보고 있어 다소 모순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리의 하향안정화에 부수되는 증시 활성화에도 관심이 높다. 반면 국민회의 김대중후보의 경제관은 지난 71년에 펴낸 「대중경제론」의 기조에서 최근 다소 변화된 양상이다. 과거 대중경제론이 물가안정을 가장 중요한 기초로 보고 불균형 개발론에 대한 강력한 반발이었다면 최근 「21세기 시민경제 이야기」 등에서 보이고 있는 김후보의 정책기조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공존하고 발전하는 「쌍두마차론」 또는 경제등권론으로 대변될 수 있다. 최근 김후보가 과거와는 달리 근로자의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에 대해 자제 의 필요성을 강조한다든가 정부가 현대그룹의 제철소사업 진입을 규제하자 서슴지 않고 비판하고 있는 것은 분명히 대중경제론에서 변모한 편린이라 하겠다. 물론 국민회의 김후보도 선진 시장경제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물가 3% 내외, 금리 한자릿수 등 장밋빛 수치를 제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김후보의 경제철학이 근저에 경제등권론과 함께 원칙적으로 통화주의의 모습을 띠고 있는 만큼 안정을 중시하면서도 이제는 「성장의 그늘」을 치유하기보다 「그늘진 성장」을 북돋워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김후보는 국제수지 방어를 위한 긴축정책, 공정거래 확립 등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고 증시활성화와 관련, 국민주 확대 등을 통한 주가 1천5백포인트를 목표로 삼고 있다. 한편 자민련의 김종필 후보는 현 정부의 경제실패가 금융실명제의 자의적 운용에서 비롯되었다고 보고 있는 데서 드러나듯 경제논리의 확립을 가장 중요시한다. 섣부른 금융개혁이 또다른 경제실패를 자초한다고 믿고 있는 그는 경제철학상 일종의 자유방임주의자라 할 수 있다. 성장잠재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바로 가장 시급한 경제구조개선이라고 보고 있으며 긴축재정의 필요성을 강조, 여기서 남는 자금을 산업자금으로 돌려야 한다고 믿고 있다. 자금출처조사에 대한 극력한 반대, 무기명 장기채권의 발행 등 상당히 가진자들에게 치우친 금융실명제 보완책을 내놓고 있는 것도 지난 개발연대의 목표였던 중상주의적 경제관을 아직 버리지 않고 있는데서 비롯한다. 이밖에 김후보는 회계및 공시제도의 정비가 이루어지면 저절로 우리 증시가 활성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김인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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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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