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구조조정한파/정보통신] 투자는 하되 허리띠 조른다

SKT.한통등 비용 최대한 줄여 긴축장치산업 성격을 갖는 정보통신업계는 기간설비투자는 어차피 예정대로 가지만 대신 불요불급한 경비 등을 줄이고 꼭 필요한 인력 외에는 채용을 하지 않는 등 다른 쪽에서의 허리띠 조르기에 나서고 있다. 매년 연매출액의 35∼50%를 설비투자에 나선 국가 기간통신사업자 한국통신은 최근 긴축예산 운영계획을 확정하고 올해중 1조원을 절감하는 것을 골자로 한 수익중시 경영을 펼치고 있다. 이회사는 이미 사업부문별로 비용절감에 착수한 상태로 투자예산의 경우 투자효율성 제고를 위해 투자조정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긴축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다. 다만 올초 목표로 잡은 3조5,000억원의 투자 계획은 그대로 집행하되 최근에 김대중 대통령이 경기 부양에 대해 언급한 이후 하반기 물량을 조기에 집행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한통 관계자는 "최근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장비 입찰가가 대폭 떨어졌는데 여기에서 남는 것을 다른 데로 돌리는 등 효율적인 투자가 이뤄지는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로통신은 올해 투자 예정인 8,500억원은 그대로 가는 대신 이를 시급한 분야에 먼저 투입하고 상대적으로 늦춰도 되는 분야는 연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SK텔레콤ㆍKTFㆍLG텔레콤 등 이동통신업체들도 당초 투자계획을 축소하기보다는 불요불급한 경비는 최대한 줄인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2세대 이동통신에서 3세대로 넘어가는 과도기 상황에서 고객 확보를 위해 어차피 예정된 투자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KTF도 1조2,600억원에 달하는 올해 투자 계획을 예정대로 집행할 계획이다. 이미 이 가운데 상반기에만 1조1,061억원을 집행했으며 나머지 하반기 물량 1,539억원에 대해서도 축소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KTF가 예정대로 밀고 나가는 것은 투자액의 50% 이상이 cdma2000 1x와 고속무선통신(HDR)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이미 서비스를 시작한 cdma2000 1x는 고객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며 HDR도 서비스 시기를 약속대로 내년 월드컵에 맞추기 위해서는 축소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KTF측의 생각이다. LG텔레콤은 당초 계획 3,000억원에서 오히려 450억원 정도를 늘렸다. LG는 이처럼 투자를 확대한 것은 지난 상반기에 가입자가 대폭 늘어 서비스 품질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데다 전국 커버리지를 갖고 있는 cdma2000 1x 서비스를 확충해야 되기 때문이다. SK텔레콤 역시 기존 2세대 망 보완작업을 하고 cdma2000 1x의 전국 커버리지를 확보하기 위해 투자는 예정대로 집행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상반기 내내 50%의 시장점유율을 맞추기 위해 마케팅 활동을 벌이지 못한 SK는 하반기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최소한의 마케팅 투자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보통신업계가 투자 축소 등 감량경영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회사를 유지ㆍ발전시키기 위해 필요한 분야는 경기 변동과 관계 없이 투자를 해야 되기 때문이다. 이 분야의 투자를 축소할 경우 바로 매출이 줄고 이익이 감소할 것은 명백하다. 업계의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감량 경영에 나서고 하이닉스가 감산에 들어간 것은 반도체 값이 폭락했기 때문 아니냐"며 "정보통신 업계는 현재 그런 외부 변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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