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기회복 예상보다 늦어지나

재정경제부는 11일 `그린북'을 통해 지표경기가개선되더라도 체감경기로 이어지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함으로써 종전의 낙관적 시각에서 다소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7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하반기에나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정부와 중앙은행의 이런 부정적 전망은 심리적인 지표가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기대와는 달리 실물지표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현실적 판단에근거를 두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초의 경기회복 분위기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는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재경부.한은 "경기회복 예상보다 늦어져" 재경부는 이날 `그린북'을 통해 체감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으며 언제뚜렷하게 회복될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병원 재경부 차관보는 브리핑을 통해 "경기가 회복은 되고 있으나 그 강도나속도가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면서 "체감경기 회복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이며 회복시기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7일 간담회에서 "올해 하반기에 경기가 회복될것"이라고 전망하고 "그러나 화끈한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힘들며 내년에야 5%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4.6%의 성장이 그렇게 나쁜 수준은 아니지만 양극화가 심화된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올해 성장률이 작년 수준만 된다면 기대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박 총재는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나 회복의 속도가 느린 것은 고용확대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재경부와 한은의 이런 입장은 올해 2.4분기부터 경기회복세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기존의 공식.비공식 입장에 비해서는 훨씬 부정적인 쪽으로 기울어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경기지표 부진 지속돼 재경부와 한은이 경기전망에 대해 조심스러워진 것은 한은의 `소비자심리지수',통계청의 `소비자기대지수' 등 심리지표가 기준치를 뛰어넘었으나 산업활동동향, 고용동향 등 실물지표에서는 개선의 조짐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경기회복의 결정적 근거에 해당되는 고용이 좀처럼 회복의 기미를보여주지 않고 있다. 재경부의 `그린북'에 따르면 지난 1월 취업자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4만명이늘어나는데 그쳤고 2월에는 증가폭이 8만명으로 위축됐다. 이는 작년 1월 37만명, 2월 51만명, 3월 53만명, 4월 52만명 등 작년초에 50만명 가량이 늘어났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부진한 규모다. 재경부는 계절조정 취업자의 전월대비 증가수가 2월에 3만7천명으로 전월의 1만8천명보다 확대됐다는 점에서 앞으로 고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고용과 직결되는 내수도 앞길이 밝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통계청이 최근에 내놓은 `서비스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서비업지수는 지난 1∼2월에 0.1%가 증가하는데 머물러 작년 연간의 성장률인 0.6%에도 못미쳤다. 특히 도소매업은 2.6%, 숙박.음식점업은 3.7%의 감소율을 각각 나타내 소비경기가 여전히 부진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더욱이 내수회복과 고용의 바로미터인 건설투자는 오히려 더욱 하강하는 모습을드러냈다. 통계청의 조사결과, 지난 1∼2월의 건설수주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가 떨어져 작년 4.4분기 28.8%의 증가율에 비해 급속도로 추락했고 건설기성도 4.4%에서 1.4%로 둔화됐다. ◆ 일부 지표는 `청신호' 보내 그렇다고 해서 경제지표들이 모두 부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의 경우 지난 3월에 14.2%가 늘어난 241억9천만달러로집계됐으며 일평균 수출액 증가율도 10.1%로 비교적 강세를 유지했다. 박 차관보는 "수출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면서 "환율 등의 불안요인이 있으나 4월에도 이런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설비투자도 통계청 조사결과 지난 1∼2월에 5.3%가 늘어나 작년 4.4분기의 0.1%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또 지난 3월의 신용카드 사용액은 17.3%가 늘었으며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도 작년 동월보다 각각 5%와 2%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원.달러 환율이 미국 무역.경상수지 적자 확대 등으로 지난 3월10일에 달러당 989원까지 추락했으나 지난 7일 현재 종가 기준으로 1천12.5원까지 상승한 것도 한국경제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또 국고채 3년물의 유통수익률도 지난 7일 현재 연 3.88%로 2월말의 4.04%에 비해 안정된 것도 경기회복을 위한 저금리 유지라는 차원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꼽히고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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