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경영전략 짜기 참 어렵네요"

수수료 인하·글로벌 경제 불투명에 총선·대선까지<br>안갯속 빠져든 카드사들


대형 카드사 기획담당 A임원은 최근 2012년 경영전략을 짜느라 부하직원들과 일주일에 세 번씩 야근을 하고 있다. 많은 시간을 들여 회의도 해보고 아이디어를 나눠보지만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그는 "올해처럼 경영전략 짜기가 어려운 적은 처음이다. 변수가 워낙 많다"며 "예상 순익 변동치만 최소 수백억원"이라고 토로했다. 사정은 다른 카드사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외적으로 여러 변수가 잠재돼 있어 경영전략을 짜기가 녹록지 않다. 또 다른 기획담당 B임원은 "플랜B를 마련할 예정이다. 아마 다른 카드사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업계 카드사들이 내년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데 진통을 겪고 있다. 올 들어 새로 변경된 요율이 많은데다 수면 아래 대기 중인 변수들도 많아 경영전략의 선제조건인 목표치 자체를 책정하기가 버겁기 때문이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전업계 카드사들은 2012년 경영전략을 짜고 있지만 아직도 작성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다. 카드사들은 총이용대금이나 순익 등의 목표치를 먼저 상정한 뒤 사업 부문별로 세부전략을 세우고 12월 중순께 경영전략을 완성한다. 외적으로는 글로벌 경제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카드업계 내적으로도 감안해야 할 변수가 산적해 있다. 일단 카드사들은 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및 가맹점범위 확대 방안을 내년에 바로 반영해야 한다. 대형 카드사의 기획담당 임원은 "기업은 기본적으로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는데 내년의 경우는 신용판매 사업 부문만 놓고 봐도 의미 있는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금은 손익규모 자체를 책정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내적으로는 카드 수수료 법안이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고 금융 당국은 외형 성장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조만간 각 카드사들에 제시할 예정이다. 여기에 우리ㆍ외환ㆍ농협카드의 분사 이슈와 산업은행의 카드시장 진출 등과 같은 대형 변수도 잠재돼 있다. 또한 내년에 총선과 대선 등 굵직굵직한 정치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카드사의 수수료 담합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나섰다. 다른 카드사 고위임원은 "카드 수수료 법안이 통과되기만 해도 카드사들의 수익은 많게는 1,000억원에서 적게는 수백억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나머지 변수들도 수익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경영전략을 수립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자 각 카드사들은 2012년 경영전략을 짜는 데 있어 '내실'이라는 키워드로 접근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이를 위해 기본 경영전략 외에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플랜B', 더 나아가 '플랜C'까지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올해도 예상하지 못한 외부규제가 잇따라 나오면서 연중 내내 경영전략을 수정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카드업계 고위관계자는 "각종 변수를 감안해 각 시나리오별로 손익 목표치를 짜봤는데 격차가 너무 크다"며 "단순히 경비를 절감한다고 해서 메울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만일에 대비해 제2, 제3의 경영전략을 짜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