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재생 프로그램인 ‘곰플레이어’의 ‘곰(GOM)’은 ‘Gretech Online Media player’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다. 지난 2003년 출시돼 그 해에만 이용자 100만 명을 끌어들였으며, 이듬해인 2004년에는 당시 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윈도우미디어플레이어의 사용량을 제쳤다. 현재는 하루 650만 명의 이용자가 곰플레이어를 애용 중이며 곰발바닥 모양의 귀여운 아이콘 덕분에 꾸준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
배인식 대표가 이러한 곰플레이어를 무료로 시장에 내놓은 이유는 뭘까.
“곰플레이어는 곰TV라는 인터넷 방송을 보급하기 위한 일종의 미끼상품이었습니다. 케이블TV 사업자들이 셋톱박스는 무료로 보급하고 TV 시청료를 받아 수익을 보전하듯 곰플레이어도 곰TV라는 방송을 위한 하나의 셋톱박스였죠.”
실제 곰TV는 곰플레이어가 돌풍을 일으킨 3년 뒤인 2006년에 첫 선을 보이게 된다. 배 대표는 곰TV를 널리 알리기 위해 MBC게임 스타리그를 후원하고 최근에는 ‘스타크래프트2’ 관련 리그를 여는 등 많은 공을 들였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e스포츠 관련 콘텐츠가 곰TV를 통해 전세계 170여개 국에 방영되고 있다.
최근에는 곰TV를 통해 영화나 드라마 같은 유료콘텐츠를 시청하는 이용자까지 늘어나면서 곰TV를 통한 수익창출은 현실화 되고 있다.
“최근 곰TV를 통해 서비스되는 영화 한편의 누적 매출이 1억원에 달하는 등 콘텐츠를 유료로 즐기는 이용자들도 하나 둘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상의 콘텐츠는 무료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는 상황에서 꾸준한 수익창출은 어렵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오는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배대표는 곰TV의 성공을 확신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비디오 가게에서 1,000원 정도 내고 영화를 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지만 지금은 온라인에서 돈을 내고 영화를 보는 것을 아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최근 유명 배우들이 굿 다운로더 운동을 펼치고 P2P 사이트에 대한 정부의 단속이 강화됨에 따라 유료로 인터넷 콘텐츠를 구매하는 소비 행태가 다시 자리잡을 것이라 봅니다. 무엇보다 곰TV가 꾸준히 선전해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을 받게 되면 이용자들의 소비 행태도 달라지겠지요.”